통한의 세월, 잊힌 이름들..독립운동의 얼굴 찾기
[앵커]
지난주가 3.1절이었죠.
어느덧 광복 80년이 다 돼 가지만,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독립 운동가들이 많습니다.
심지어 후손들 조차 그 사실을 모르는 일이 허다한데요.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이름을 찾는 힘겨운 과정, 선재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여든 살인 윤용택 씨.
일제강점기에 사망한 큰아버지의 독립 운동 행적을 어려서부터 듣고 자랐습니다.
[윤용택/윤재환 의사 조카 : "일본 형사하고 한국 형사가 따라붙어 가지고, 계속 요시찰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큰아버지인 윤재환 의사는 송도고등학교의 전신인 개성 송도고보에서 안중근 의사의 업적을 기리는 노래를 지어 유포하다 50일 동안 고문을 받았습니다.
이후 일본으로 유학 가 조선인유학생회를 조직하다 체포됐고, 초주검 상태에서 일본 적십자사병원으로 이송됐지만, 1938년 사망합니다.
["(정부 기관에) 진정을 냈는데 석 달 정도 조사를 하다가 증거 불충분이다..."]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에서 판결문과 경찰기록, 기밀문서를 뒤져 증거 자료를 확보하는 데 1년이 꼬박 걸렸습니다.
[이태룡/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 : "일본 관리가 기록하다 보니까 일어로 돼 있잖아요. 인쇄체가 아니고 고어체고, 흘림 글씨로 돼 있다 보니까 웬만한 사람들이 문서를 해석을 못 해요."]
결국 사망 80년이 지나서야 독립 유공자 포상 신청이 이뤄졌고, 국가보훈처의 심사가 진행 중입니다.
윤재환 의사의 독립 운동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여태 알려져 있지 않았던 송도고보 출신 독립 운동가 70여 명이 새로 발굴됐습니다.
[이태룡/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 : "후손들의 힘으론 찾기 어렵잖아요. 이런 자료들이 계속 오는 거죠. 다시 정리하고 찾고 해서 포상 신청을 하고 있는 중이죠."]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는 앞으로 일제감시대상인물카드에 올라 있는 순국선열과 여성 독립 운동가 발굴을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촬영기자:김제원/영상편집:김은주
선재희 기자 ( an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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