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된 서울역 서부? 이젠 옛말..촘촘하고 다양한 연결·보행길 만들어 지역에 활력
[경향신문]
서울 중구 만리동에 있는 손기정체육공원이 지난해 10월 새로운 모습으로 시민들을 맞았다. 손기정체육공원 재조성 사업은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이 사업은 철도(서울역)로 단절된 지역을 ‘보행’으로 연결하고 침체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2015년부터 시작됐다.
서울역 인근의 낙후된 서계동, 남대문시장, 중림동, 회현동 일대 지역 196만㎡를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서울재생 1번지’로 만든다는 목표로 42개의 사업을 시행하는 게 골자다. 서울역 광장 일대 공간체계 개편, 중림로 보행문화거리 조성, 남대문시장 진입광장 조성, 도시재생지원센터 운영 등이 대표적이다.
무허가 판자 건물과 창고를 리모델링한 복합문화공간 ‘중림창고’, 공유부엌·공유서가를 마련한 ‘감나무집’과 같은 도시재생 앵커시설 9개가 만들어졌다. 시설은 지역 주민이 공동 출자한 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역 축제, 협의체 운영 등 다양한 마중물 사업이 완료돼 지역경제가 활력을 되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서울역과 연결된 공중보행로 서울로7017에서 중림창고 앞으로 이어지는 노후 골목길에는 매끈한 포장도로를 깔고 곳곳에 꽃과 나무를 심어 ‘성요셉 문화거리’로 바꿨다. 2022년까지 6개의 길이 추가로 조성될 예정이다.
7개 연결길(중림1·2길, 서계1·2길, 후암1·2길, 회현길) 조성은 서울로7017에 이은 ‘서울로 2단계 연결길 사업’이다. 서울로7017이 노후화된 고가도로를 보행길로 재생시켜 단절됐던 서울역 동서 지역을 잇는 1단계 연결길을 완성했다면 2단계로 추진되는 7개 보행길은 도시재생의 파급력과 지역경제 활력을 인근으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7개 길을 전담하는 7명의 골목건축가가 2018년 8월부터 워크숍, 현장조사, 주민 의견 수렴 등을 거쳐 각 길의 기본 방향을 도출했다. 회현길의 경우 주차장이 된 골목길, 대로에 막힌 보행길, 터널로 잘린 남산자락을 본래의 모습으로 회복하게 된다.
서울시는 서울로7017에서 서계동, 중림동, 후암동, 회현동 등 주변 지역으로 연결되는 총 7.6㎞의 7개 길 이름을 ‘서울로공공(共公·OO)길’로 정했다. 빈칸을 뜻하는 ‘OO’을 사용해 7개 연결길이 품은 다양한 가치를 시민이 직접 채울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는 다양한 콘텐츠로 지역별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해 시민들의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서울로7017과 연계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도록 구상하고 있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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