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코트, 간절함이 만든 효과

손동환 2021. 3. 7.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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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간절한 코트였다.

창원 LG는 7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안양 KGC인삼공사를 73-70으로 꺾었다. 15승 29패를 기록했고, 대표팀 브레이크 후 첫 홈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 서울 삼성과 트레이드 후 첫 연승.

리온 윌리엄스(197cm, F)와 이관희(191cm, G)가 중심을 잡았다. 두 선수가 나란히 15점을 기록했다. 팀 내 최다 득점.

리온은 4쿼터에만 7점에 6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공격 리바운드는 5개. 경기 종료 28초 전 72-68로 달아나는 풋백 득점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이관희는 자유투로 이날 경기의 마지막 득점을 해냈다.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LG 선수가 4쿼터를 모두 소화했다. 한상혁(182cm, G)과 정해원(186cm, F)이다. 두 선수 모두 4쿼터 풀 타임을 소화했고, 한상혁과 정해원은 4쿼터에 각각 4점 3어시스트 2리바운드와 5점(2점 : 1/1, 3점 : 1/3)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사실 두 선수 모두 지난 6일 전주 KCC전에서 깜짝 활약을 했다. 각각 18점 6어시스트 1스틸 1리바운드와 15점(3점 : 4/4) 1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팀 또한 97-75로 완승.

두 선수 다 1군 무대에 자주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한상혁은 2020년 1월 12일 이후 430일 만에 1군 경기를 치렀고, 정해원은 2019년 3월 19일 이후 719일 만의 1군 무대.(3월 6일 전주 KCC전 기준)

한상혁과 정해원 모두 간절했다. 코트에 서는 것 자체가 그랬다. 조성원 LG 감독 역시 “뛰지 못했던 선수와 신인 선수들을 주말 연전에 투입했다. 코트를 원했던 선수들이었다. 그 선수들이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간절한 선수들이었기에, 상대를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우리 팀에 필요한 걸 해줬다”며 뛰지 못했던 이들의 간절함을 높이 평가했다.

그렇다고 해도, 한상혁과 정해원이 4쿼터를 풀로 소화할 거라고 본 이는 많지 않다. 정규리그 경험 자체가 부족한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성원 LG 감독은 “어느 선수든 승부처를 뛸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올해만 농구하고 끝날 게 아니지 않는가. 고참 선수들도 승부처를 부담스러워하는데, 경험 부족한 선수들은 더 배울 수 있는 게 많다”며 어느 선수든 승부처에 나설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상혁과 정해원이 간절함을 보여줬기에, 조성원 LG 감독이 두 선수를 4쿼터에 쓸 수 있었다. 한상혁과 정해원을 옆에서 지켜본 이관희(191cm, G)도 “한 경기 한 경기 목말라있던 선수들이다. LG에 온 지 얼마 안 됐지만, (한)상혁이나 (정)해원이, (이)광진이 등 어린 선수들이 개인 훈련을 정말 열심히 한다”며 한상혁과 정해원의 평소 생활을 증언했다.

이어, “상혁이 같은 경우, 개인 운동을 할 때 몸 상태를 물어봤는데 ‘미친 듯이 뛸 수 있다’고 하더라. 발목 재활 운동을 할 때에도 당장 풀 타임을 뛸 준비가 됐다고 생각했다. 해원이와 광진이도 그렇다. 이렇게 잘하는 게 일시적인 게 아니라,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간절함을 느꼈던 대목을 언급했다.

LG는 현재 15승 29패로 최하위다.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에 걸친 인천 전자랜드(22승 22패, 6위)와는 7게임 차. 플레이오프는 사실상 멀어졌다.

그렇다면, 선수들이 남은 경기를 잘 풀어야 한다. 이기지 못하더라도, 좋은 과정을 보여줘야 한다. 조성원 감독의 말처럼 미래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미래가 다가오기 위해, 어린 선수들이 잘 성장해야 한다. 그래서 조성원 LG 감독도 어리거나 경험 부족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고 있다. 덕분에, 경기에 목말랐던 선수들이 코트를 미친 듯이 누비고 있다.

이는 기존 주축 선수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게 되면, 기존 주축 선수와 경험 부족한 선수들의 경쟁이 발생한다. 바람직한 경쟁이라면, 시너지 효과가 일어난다. 그게 LG가 현 시점에서 원하는 시나리오일 것이다.

[한상혁, KBL 입성 후 정규리그 기록]
1. 2015~2016 : 35경기 평균 12분 35초 출전, 2.7점 1.2어시스트
2. 2016~2017 : 27경기 평균 8분 19초 출전, 1.6점 1.1어시스트
3. 2019~2020 : 1경기 3분 30초 출전
4. 2020~2021 : 2경기 평균 21분 51초 출전, 12.0점 5,0어시스트 1.5리바운드

[정해원, KBL 입성 후 정규리그 기록]
1. 2017~2018 : 4경기 평균 4분 35초 출전, 1.3점 0.3리바운드
2. 2018~2019 : 4경기 평균 2분 37초 출전, 1.3점 0.5리바운드
3. 2020~2021 : 2경기 평균 25분 13초 출전, 11.0점
 * 경기당 3점슛 성공 : 2.5개,
 * 3점슛 성공률 : 62.5%

사진 제공 = KBL

사진 설명 = 한상혁-정해원(왼쪽-오른쪽, 이상 창원 LG)
바스켓코리아 / 창원, 손동환 기자 sdh2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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