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플루언서]실리콘밸리의 한국인, 생생한 생존 스토리 담아..세 번 망한 청년의 끈기 이번엔 대박났네요

박성기 2021. 3. 7.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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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태용'
스물세살에 창업 시작.. 세번의 실패
40여 일간 구글·페이스북 등 돌면서
한국인 명사 16명 인터뷰 영상 제작
창업자·예비 창업자 등 타깃 설정
동기 부여 콘텐츠로 인기 부상
미디어 스타트업 대표로 자리 우뚝

23세에 처음 창업에 뛰어들어 세 번 망한 청년이 있다. 이 청년은 네 번째 도전으로 창업(創業)이 아닌 창직(創職)을 선택했고,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스타트업 미디어 크리에이터'라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낸 이 대단한 청년은 구독자 35만명을 거느린 스타트업 유튜버, 태용(본명 김태용)으로 불린다. 그는 성공한 창직을 창업으로도 확장해, 현재 미디어 스타트업 이오스튜디오의 대표기도 하다.

태용의 유튜브 채널 'EO'는 창업가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세 번의 창업 실패 후, 무작정 미국 실리콘밸리로 날아간 그는 40여 일간 구글, 페이스북 등 유명 기업에서 일하는 한국인 명사 16명의 인터뷰 영상을 제작해 돌아왔다. 실리콘밸리의 기업문화, 스타트업 실태 등이 생생하게 담겨있는 이 영상들로 2017년 9월 '리얼밸리' 콘텐츠를 선보였고, 이것이 대박이 났다.

이후 그는 국내외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명하며 다양한 창업자, 근무자, 투자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영상에 담아오고 있다. 창업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구독해야 하는, 주옥같은 채널로 손꼽힌다.

K-Culture 플랫폼 보이스오브유가 제공하는 인플루언서 랭킹(IMR) 자료에 따르면, 태용의 유튜브 채널은 '리얼밸리' 콘텐츠를 선보인지 2년 여 만에 구독자 수 10만 명을 돌파했다. 이후에도 꾸준한 인기를 얻어 현재 35만 명을 넘어섰다. 누적 조회 수는 3000만 회에 가까우며, 부정도(조회수 대비 싫어요 수)가 낮은 채널이다.

키워드 검색량 분석 플랫폼 블랙키위의 권기웅·나영균 대표는 "대표적 콘텐츠인 '리얼밸리'가 첫 선을 보인지 3년이 지났지만 최근까지도 블로그, 카페 등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다"는 빅데이터 분석결과를 내놨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미국 USC 박사·현 서울대학교 공공성과관리센터 초빙연구원)는 "태용이 이처럼 주목받는 유튜버로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처음부터 채널 운영 목표와 시청자 타깃을 명확히 설정한 태용의 영민함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미 많은 유튜버들이 다루고 있던 일반적인 동기부여 콘텐츠가 아닌 창업을 위한 동기부여 콘텐츠로 구체화했고, 창업자나 예비창업자들을 주 시청자로 정했다. 그는 시청자가 원하는 스토리를 발굴해 시청자가 원하는 형태로 전달하는 것이 인터뷰라고 정의하며 철저히 시청자 위주의 채널을 만들고자 했다"고 인기 비결을 분석했다.

그 결과 다른 인기 유튜버들에 비해 콘텐츠 시청 시간이 월등히 많은, 충성도 높은 채널이 만들어졌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아닌 만큼 영상 당 조회 수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한번 영상을 클릭한 시청자는 끝까지 보고 떠나는 그런 채널이 됐다.

가볍고 재미 위주의 콘텐츠가 범람하는 유튜브 속에서 그가 만들어내는 콘텐츠들은 진지하고 깊이가 있어 오히려 주목을 받기도 한다. 그는 깊이 있는 지식 콘텐츠, 넷플릭스에서 방영되어도 손색없을 정도의 질 높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인터뷰 콘텐츠들이 많이 사용하는 3분 내외의 숏폼 형식으로는 담고자 하는 것을 모두 담을 수 없다고 말하는 그는, 10분 전후의 긴 호흡을 가진 영상을 주로 제작한다.

최근에는 유튜브에서 흔히 찾아보기 어려운 20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영상도 제작하고 있다. 유튜브 속에서 양질의 콘텐츠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있는 요즘, 그의 채널은 이들의 수요를 채워주며 인기를 얻고 있다.

태용의 채널은 창업가로 시작해 유튜버를 넘어 스타트업 대표로 성장한 그의 인생을 거울처럼 비춰주고 있어 그 자체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리얼밸리' 콘텐츠에서는 창업에 실패하고 배움을 얻기 위해 머나먼 실리콘밸리까지 찾아간 패기 넘치는 청년 태용의 모습이 보인다.

이름의 초성을 따서 만든 'ㅌㅇ(티오)'에서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과 기회(Opportunitie)의 의미를 담은 'EO(이오)'로 최근 채널명이 변경되는 과정에서는 유튜버에서 스타트업 대표로 우뚝 성장한 그의 모습이 보인다. 채널 'EO'는 그의 성장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와 흡사하다.

새로운 길을 스스로 개척해 자신만의 인생을 일궈나가고 있는 태용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성공한 삶을 살고 있음에도 "자기다움과 애정이 녹아들지 않으면 금세 망하거나 소진되어 버린다"며 오늘도 자신을 채찍질한다. 이런 그가 앞으로 또 어떤 다양한 창업가들의 이야기를 태용만이 할 수 있는, 태용스러운 콘텐츠로 우리에게 전할지 기대가 크다.

박성기기자 watne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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