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로 안돼" "정차역 우리 지역에".. GTX가 불붙인 지역갈등

김서연 2021. 3. 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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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3개 노선 서울 도심 통과
해당지역 주민 "노선 변경" 반발
지자체는 집값 상승 등 기대에
노선 연장·정차역 추가 요구
"급행 아니라 완행열차 될라" 우려
'3기 신도시' 교통 대책과 맞물려 본격화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건설 사업이 '님비'(NIMBY)·'핌비(PIMFY)'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GTX 노선이 주택 단지 지하로 통과하는 도심 지역 주민 반발은 재차 반발하고 나섰다. 반대로 노선을 연장하거나 정차역을 유치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특히 지자체들의 잇단 정차역 추가 요구에 자칫 GTX가 '완행 열차'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GTX, "내집 아래 선로 안돼"

7일 국토교통부와 수도권 지자체들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의 주요 거점을 30분대로 묶는 GTX 3개 노선(A·B·C) 노선 건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파주 운정~서울~화성 동탄으로 이어지는 A노선(83.1㎞)은 오는 2023년 개통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인천 송도와 남양주 마석을 잇는 B노선(80.1㎞)과 양주~수원을 잇는 C노선(74.8㎞)은 각각 오는 12월 제안요청서 고시와 실시협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서울 도심을 관통하는 GTX 3개 노선마다 안전성과 향후 집값 하락 등을 우려한 주민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A노선의 경우 지난해 주택가 지하로 통과하는 것에 반발해 행정 소송까지 제기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주민들은 최근 공사 중지를 재차 주장하고 나섰다. 재판 과정에서 노선 결정 과정의 절차상 문제가 드러났다는 이유다.

청담동 주민들 비상대책위원회는 "국토부가 행정 법원에 진술한 최초 고시에 도급내역서가 없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는 기반 기초 조사 실시와 설계에 비용이 지출되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사업에 대한 조사는 물론 공사를 중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남구청은 지난해 주민 반발을 이유로 굴착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행정심판에서 GTX-A노선 시행사인 SG레일이 승소하면서 뒤늦게 착공에 들어간 바 있다. 서울 용산구 후암동 일대 주민 안전 문제가 생긴다며 A노선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착공 예정인 B·C노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서울 여의도 지역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B노선이 통과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며, 단지별 서명과 구청장, 국회의원, 국토부 등을 상대로 항의하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C노선이 단지 아래를 통과하는데 반발하며, 노선 변경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정차역·노선 연장"… 지자체는 유치전 치열

반면 GTX 노선 연장과 정차역을 유치하려는 지자체들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GTX 추가 역 신설 및 연장에 서울시도 가세했다. 서울시는 A(시청역)·B(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C(왕십리역) 등 각 노선별로 도심 내 정거장 신설을 추진하고 나섰다. 경기 안양·의왕·구리·동두천시와 서울 성동구 등은 서울과 수도권 지자체들은 GTX-A·B·C 노선 추가 정차 및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사업이 예정돼 있는 GTX-D 노선을 선점하기 위한 지자체간 유치전도 뜨겁다. 경기도는 김포에서 부천을 거쳐 서울 남부와 하남까지 이어지는 68.1㎞의 D노선을 국토부에 제안했다. 경기도는 이 노선에 대한 경제성 분석까지 완료한 상태다. 이와 달리, 인천시는 인천국제공항(영종)에서 출발해 청라·가정을 거쳐 김포·검단·계양에서 오는 노선과 부천에서 만나는 이른바 'Y자 노선'을 건의했다. 국토부는 올 상반기 중 D노선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경제성, 정책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노선의 신설 필요성, 노선 계획 등을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 노선 계획 등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GTX 노선 연장과 역 신설이 과도하게 될 경우 인구 분산과 급행 철도라는 건설 본연의 취지를 흐릴 수 있다"며 "수도권 집 값 불쏘시개는 물론 완행 열차가 될 수 있는 우려도 크다"고 지적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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