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경제' 무기로..IPO 대박 노리는 쏘카
기업가치 1조 이상으로 평가
美상장 나선 몸값 55조 쿠팡도
로켓와우 서비스 충성도 높아
투자 업계에서 월간반복수입(MRR), 연간반복수입(ARR)을 창출해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에 높은 점수를 주면서 구독경제가 전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차량공유 업체 쏘카는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IPO를 추진 중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쏘카는 2019년 매출이 2567억원으로 전년 대비 38%가량 늘었다. 영업손실이 716억원에 달하지만, 이는 상당 부분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의 적자에 기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쏘카가 매출을 2016년 882억원에서 3년 만에 3배 늘리면서 사모펀드(PEF)와 벤처캐피털(VC) 등 투자업계 큰손들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이 기업은 지난해 SG 프라이빗에쿼티(PE)와 송현인베스트먼트에서 총 6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에 등극하는 데 성공했다.
한때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던 쏘카가 IPO 시장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것은 월간구독 서비스인 쏘카패스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회사가 2019년 도입한 쏘카패스는 월간 일정 수준 구독료를 내면 운행에 따른 이용료를 절반으로 할인해주는 상품이다. 월간 1만4900원의 구독료를 낸 회원이 주말에 나들이를 다녀와 주행료 10만원이 발생했다면 5만원만 지불하면 되는 것이다. 월간 할인 횟수에는 제한이 없다.
최근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준비하며 55조원의 기업가치가 거론되는 쿠팡의 성장 역시 일정 부분 월간반복수입에서 비롯됐다. 쿠팡이 2019년 도입한 멤버십 서비스 로켓와우는 월간 2900원을 내면 배송료를 면해주는 서비스다. 쿠팡은 지난해 말 기준 1480만명의 활성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중 32%인 480만명이 로켓와우 회원이다. 쿠팡에 따르면 이들은 일반 고객 대비 구매 빈도가 4배 이상 높다.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로켓와우는 매달 반복 수입을 일으킬 뿐 아니라 록인(Lock-in·자물쇠) 효과를 발생시켜 고객 충성도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투자 업계에서 월간·연간 반복수입에 주목하는 이유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등 전통적 기업 평가 지표만으론 현대 기업가치를 산정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다. 특히 아마존같이 초기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시장 장악력을 꾸준히 확보해 결국 업계 절대강자로 자리매김하는 기업이 출현하면서 새로운 기업 평가 수단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고 있다. 구독료로 인해 발생하는 월간·연간 반복수입은 경기가 침체되더라도 일정히 유입되는 경기방어적 성격까지 있는 것으로 해석돼 더욱 각광받는다. 이에 근래엔 여성 속옷, 면도날 등을 판매하는 업체가 구독 모델을 도입해 투자자 이목을 끄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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