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경기' DNA는 존재한다..김한별, 박지수 더블더블 행진 끝냈다

용인=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2021. 3. 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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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여자프로농구 챔프전 1차전서 KB스타즈 제압
김한별 30득점 대활약..수비 때는 18cm 더 큰 박지수 상대
7일 오후 용인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과 KB스타즈의 챔피언결정전에 출전한 김한별과 박지수. WKBL 제공.

"김한별이 어떤 스타일의 선수인지 제가 누구보다 잘 압니다. 큰 경기에서 정말 잘할 선수입니다. 항상 그렇게 해왔습니다"

아산 우리은행을 이끄는 위성우 감독이 KB국민은행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과 4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남긴 말이다.

우리은행은 2년 전 플레이오프에서 김한별이 활약한 삼성생명에게 발목이 잡혀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6년 연속 통합 우승에 제동이 걸렸던 해다.

김한별은 올해도 우리은행을 무너뜨렸다. 정규리그 챔피언을 상대로 4강 3경기에서 평균 14.7득점, 8.7리바운드, 5.0어시스트를 올렸다.

먼저 1패를 당해 벼랑 끝에 몰렸던 4강 2차전에서 김한별의 진가가 빛났다. 22득점 9리바운드 6어시스트 활약으로 삼성생명을 위기에서 구했다.

삼성생명은 여자프로농구 역사상 두 번째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정규리그 4위 팀이 됐다.

김한별이 큰 경기에 강하다는 사실은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도, 안덕수 청주 KB스타즈 감독도 잘 알고 있었다.

임근배 감독은 7일 오후 경기도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B스타즈와 챔피언결정전 1차전(5전3선승제)에서 신장 196cm의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에 대한 수비를 김한별에게 맡겼다.

박지수가 드리블을 시작하면 도움수비가 이뤄지기는 했지만 박지수와 끊임없이 몸싸움을 하면서 1차 방어선을 설정해야 하는 어려운 역할이었다. 김한별의 공식 신장은 178cm. 박지수보다 무려 18cm가 작다.

하지만 김한별은 역시 큰 경기에 강했다.

김한별은 1쿼터에만 3점슛 3개를 터뜨려 팀 공격을 이끌었다. 수비에서는 박지수를 잘 견제했을 뿐만 아니라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박지수가 1쿼터에 잡은 공격리바운드는 1개 뿐이었다. 외국인선수가 뛰지 않는 이번 시즌 박지수의 공격리바운드 및 풋백 득점 능력은 상대에게 공포를 심어줬지만 이날 1쿼터 양상은 달랐다.

박지수는 인천 신한은행을 상대한 4강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평균 10.5개의 공격리바운드(전체 리바운드 숫자가 아니다)를 잡았던 선수다.

김한별이 초반 흐름 싸움을 주도했지만 박지수도 쉽게 밀리지 않았다.

KB스타즈는 2쿼터 들어 박지수에게 공을 몰아줬다. 1대1 득점이 살아났고 공격리바운드에 이은 득점도 나왔다. 삼성생명은 6점차로 앞선 가운데 1쿼터를 끝났지만 전반 종료시 점수차는 2점으로 좁혀졌다.

박지수는 적극적으로 맞선 삼성생명의 기세 앞에 서서히 체력 저하를 보였다. 삼성생명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3쿼터 10분동안 KB스타즈를 26대19로 압도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2득점에 그쳤던 배혜윤이 3쿼터에만 12득점을 몰아넣었고 김한별 역시 득점 행진에 가담했다.

무엇보다 신장 180cm의 장신 가드 윤예빈의 활약이 눈부셨다. 윤예빈은 거침없는 속공 전개로 발이 느린 KB스타즈의 아킬레스건을 공략했다.

10점 가까이 벌어진 점수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삼성생명은 4쿼터 중반 63대57로 쫓겼지만 베테랑 김보미의 득점과 식스맨 신이슬의 3점슛으로 달아났다.

삼성생명의 외곽포는 고비 때마다 터졌고 그때마다 KB스타즈는 크게 흔들렸다.

결국 삼성생명은 KB스타즈를 76대71로 누르고 첫판을 승리하면서 '언더독'의 반란을 이어갔다.

김한별은 30득점 5리바운드를 올리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3점슛 8개를 던져 5개를 터뜨렸다.

후반 들어 득점이 살아난 배혜윤도 18득점 10리바운드, 더블더블 활약으로 팀 승리를 도왔다.

부상 우려를 말끔하게 씻어낸 윤예빈은 8득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 4스틸로 활약했고 김보미는 11점을 보탰다.

김한별이 종료 3분16초 전 박지수를 앞에 두고 점수차를 10점으로 벌리는 원핸드 훅슛을 터뜨렸다. 약 1분 뒤에는 절묘한 하이-로우 플레이로 배혜윤의 득점을 어시스트했다. KB스타즈의 높이를 뛰어넘은 삼성생명의 스피드와 기술을 상징하는 1차전의 명장면들이었다.

박지수는 23득점 9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박지수가 이번 시즌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통틀어 더블더블을 달성하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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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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