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타결 앞두고 '막판 진통'?

길윤형 2021. 3. 7.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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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교착 상태에 있던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이 최종 타결을 앞두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국과 비교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일본이 올해 미-일 방위비 분담금 액수를 지난해 수준에서 동결하고 원점에서 협상을 벌이기로 지난달 17일 합의해, 협상팀에 가해지는 부담이 더 커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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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보다 회의 일정 하루 더 늘여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 5차 협상이 열린 2019년 12월17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한국국방연구원 앞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의 불법적이고 강압적인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를 규탄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장기간 교착 상태에 있던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이 최종 타결을 앞두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9년 9월부터 무려 2년 반이나 끌어온 힘든 협상이었던 만큼 최종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주미 한국대사관은 6일 밤(현지시각) “한-미 방위비 협상을 하루 더 진행하기로 했다. 그에 따라 협상팀의 귀국 일정도 (예정보다) 하루 늦춘 8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지난 5일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되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9차 협상 일정을 밝히면서 “현지 시간으로 금요일(5일) 협상을 시작한다. 회의가 하루에 끝나지 않으면 하루 연장이 되고 이 경우 한국 시간으로 일요일 새벽에 보도자료가 나오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회담 일정이 예정보다 하루 길어진 것이다.

앞서 외교부는 워싱턴에서 열리는 이번 대면 협상을 통해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주요 쟁점인 △첫해 분담금액 △협정 기간(통상 5년) △협정 기간 내 분담금 인상률 등에서 합의안을 도출하겠다는 의욕을 밝혔다. 그에 따라 지난 3일 보도자료에 “그간 논의를 바탕으로 가능한 조속한 시일 내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 도출을 위한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는 이례적 표현을 사용했다.

한-미 협상단은 2020년 3월 양국이 잠정 합의했던 전년 대비 ‘13% 인상’안을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입장에서 보면, 이는 현 수준보다 5배나 많은 “50억달러(약 5조6000억원)를 내놓으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비이성적인 요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동의한 안이기 때문에 그보다 액수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한국과 비교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일본이 올해 미-일 방위비 분담금 액수를 지난해 수준에서 동결하고 원점에서 협상을 벌이기로 지난달 17일 합의해, 협상팀에 가해지는 부담이 더 커진 상황이다. 일본의 방위비 분담금 액수는 2017억엔(2020년 기준, 약 2조1000억원)으로 한국(2019년 기준, 1조389억원)보다 두배 정도 많다. 두 나라의 경제 규모가 3배 정도인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의 부담이 매우 큰 셈이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지난달 18일 국외 외교통일위원회에서 ‘13% 인상은 너무 과도하다’는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거듭 말하지만, 합리적이고 공평한 수준에서 타결 짓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입장은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달 26일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합의에 가까워졌다고 보도하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 때 한국 정부가 제시했던 안을 수용하느냐, 아니면 그보다 조금 많은 안을 주장하느냐”라는 문제가 남았다고 지적했다. 미 협상단이 13% 인상은 ‘상수’로 보고, 그보다 조금 더 많이 받아내는 쪽으로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하지만 한-미 협상단이 회의 일정을 하루 연장하며 막판 교섭에 나선 만큼 어떻게든 합의안이 도출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야 ‘방위비 분담금’이란 해묵은 난제를 털고 이달 중순께로 예상되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한에 맞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한 한-미 간 정책 조율을 매끄럽게 추진할 분위기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길윤형 기자,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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