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채 금리에 휘둘리는 코스피..中 증시 반등 수혜 입을까
좀처럼 안정되지 못하는 미 10년물 국채 금리 흐름에 국내 증시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오히려 국채 금리가 더 큰 폭으로 반등하면 오히려 증시 상승 반전을 불러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추천 업종으로는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경기민감주,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 수혜가 예상되는 내수주 등이 꼽힌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2일~5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3.31포인트(0.44%) 오른 3026.26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 초반 미 국채 금리 안정세에 반등했던 증시는 금리가 장중 1.5%를 돌파하면서 또다시 약세를 보였다. 지난 5일에는 장중 코스피 30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두 달을 훌쩍 넘긴 연기금의 매도세도 주목할 만하다. 연기금은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46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사상 최장 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순매도액은 13조5303억원에 달한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리로 인한 시장 변동성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오는 16~17일 열릴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앞두고 연준 인사들이 통화정책과 관련된 발언을 하지 못하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했다"며 "3월 FOMC 전까지 불안한 시장상황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증시가 상승 추세로 전환하려면 오히려 시중 금리가 더 올라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오히려 10년물 금리가 더 상승해서 기대인플레이션을 넘어서면 증시는 다시 상승 추세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물가보다 경기가 더 빠르게 확장하는 국면으로 투자자들의 인식이 전환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증시 조정은 경기회복 속도보다 물가 상승이 빠르다는 생각과 연준의 통화 확장정책 선회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증시 불안 심리로 연결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국채금리가 기대인플레이션을 넘어선다면 이같은 우려를 불식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연구원은 "2013년과 2016년 기대인플레이션보다 낮았던 국채금리는 2013년 2분기와 2016년 3분기에 상승하기 시작해 기대 인플레이션을 넘어섰다"며 "증시는 조정을 받긴 했지만, 이후 국채금리가 안정적으로 기대 인플레이션보다 높은 국면이 지속되자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변수는 중국 증시다.
지난 5일 장중 3000선이 무너졌던 코스피는 중화권 증시의 회복에 힘입어 낙폭을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에서 충분한 유동성 수준 유지, 예상과 부합한 경제정책 목표, 기술 투자 확대 등 긍정적인 내용이 발표된 덕분이다.
이처럼 경기 부양책에 힘입은 중국 증시 회복세가 국내 증시에 호재가 될 지 주목된다.
김민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적극적인 부양책과 동반된 리플레이션(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심한 인플레이션까지 이르지 않은 상태) 환경을 감안하면 중국 증시를 향한 시각은 낙관적"이라며 "글로벌 백신 접종 가속화와 G2 부양책 총력전, 원자재 가격 기저효과를 고려해도 리플레이션 환경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경기민감주를 눈여겨보라는 조언도 나온다.
한 연구원은 "경기민감주 중에서도 실적이 뒷받침되는 업종 및 종목에 대한 차별적인 선택이 중요하다"며 "경기민감주 중에서 실적추정치의 상향이 지속되는 업종은 디스플레이, 운송, 철강, 화학, IT가전, 반도체"라고 전했다.
코로나19(COVID-19) 백신 수혜를 입을 호텔·쇼핑·식품 등 내수주도 추천할 만하다. 지난 7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수는 누적 31만4656명에 이른다. 지난달 26일 첫 접종을 시작한 지 9일 만이다.
이혁진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백신접종이 먼저 이루어진 이스라엘 사례를 참고하면 국민들의 면역률이 상승하면서 호텔, 레저, 의류 부문의 소비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호텔 숙박과 쇼핑 증가는 뷔페·푸드코트·프랜차이즈 레스토랑 등 외식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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