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우가 만난 사람] RJ 정글러 '하차메차' "감독을 따르면 이길 수 있다는 생각 처음 했어요"

김용우 2021. 3. 7.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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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일본 LJL에서는 일본인 정글러가 전무했다. 대부분 팀은 정글 포지션에 한국인 선수를 기용했다. 올해도 마찬가지. 8개 팀 중에 7개 팀이 한국인 정글러 선수를 영입하는 등 LJL에서 정글은 일본인이 살아남기 힘든 포지션이 됐다. 유일하게 일본인 정글러를 쓰고 있는 팀은 라스칼 제스터인데 '하차메차'라는 아이디를 쓰는 다카이 다이가 유일하게 주전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 2016년 크레스트 게이밍에서 데뷔한 다카이는 홋카이도 대학원 공학석사 출신 프로게이머라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2019년 스프링서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는 데 일조한 그는 지난해 락스 게이밍과 제휴 관계인 라스칼 제스터로 이적했다. 

코로나19 펜데믹 때문에 한국 선수가 입국하지 못한 상황서 최악의 성적을 거둔 라스칼 제스터는 2021시즌을 앞두고 '바이칼' 김선묵 감독과 '쏠' 서진솔, '시크릿' 박기선을 영입했다. 센고쿠 게이밍과의 경기서 아쉽게 패했지만 8연승을 질주하는 등 시즌 10승 4패를 기록하며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다카이는 정규시즌 마지막 주를 앞두고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새로운 한국인 감독과 선수의 합류로 게임하기 편해졌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일본인 정글러가 없는 것에 대해선 일본 서버의 특수성 때문이라면서 한국 서버로 가서 다른 선수들과 부딪혀보면서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 팬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LJL에 출전하고 있는 라스컬제스터(RJ) 정글러 '하차메차'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팀이 7연승과 함께 2위를 달리고 있다. 작년과는 다른 모습인데 소감을 듣고 싶다(5일 기준)
작년에는 코로나19 펜데믹 영향으로 연습생 2명이 갑자기 출전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승리하지 못해도 어쩔 수 없는 기분이었기에 작년과 비교하는 건 어렵다고 생각한다. 굳이 말하자면 '쏠', '시크릿' '리캡' 선수가 강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대회 경험이 없던 '키나츠' 선수가 상상 이상으로 열심히 해주는 것에 대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 기록을 살펴보니 오랜만에 데토네이션FM에도 승리했다. 승리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 (참고로 RJ는 지난 2013년 5월 10일 이후 처음으로 데토네이션FM에 승리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2년 전 크레스트 게이밍 액트(CGA) 소속으로 승리한 적 있지만 RJ로 이적한 후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기에 기분이 엄청 좋았다. 상대도 라인업을 '세로스', '갱' 선수로 변경하는 전략을 준비해서 나왔지만 깔끔하게 이길 수 있어서 기뻤다. 

- '쏠'과 '시크릿' 선수가 합류하면서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게임하는 것이 너무 편해졌다. 바텀이 정글 개입없이 그냥 2대2에서 유리해지는 상황을 많이 만들어줘 초반에 정글 동선을 짜기도 편하고 한 타 싸움에서도 '시크릿' 선수가 깔끔한 이니시에이팅을 걸어주는 경우도 많기에 굉장히 게임이 편하다. 그리고 두 선수가 커뮤니케이션을 취하는 것을 중요시하기에 일본어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 

- 김선묵 감독이 합류하면서 팀이 달라진 거 같다. 어떤 부분이 변한 거 같은가?
이렇게 말하는 건 좀 그렇지만 지금까지 제가 있던 팀의 코치는 신인 코치들뿐이었다. 비록 그들이 신인이지만 열심히 해줬고 팀에도 힘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김선묵 감독의 지도를 통해 처음으로 이 사람을 따르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 중에 일어난 일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명해주고 어떤 상황에 대해 여기서 어떻게 했으면 좋겠댜는 질문에도 분명한 대답을 내주기에 많은 도움이 된다. 밴픽을 짜는 것도 완성도가 높으며 더해 선수들의 의견을 들어주면서 조절해주기에 굉장히 유연하게 대응해준다. 

▲ 당시 플레잉 그라운드에 참가했던 '키나츠' 
- 탑 라이너인 '키나츠' 에노모토 유토가 17살 어린 선수인데 리그에 적응하도록 어떻게 도움을 주고 있는가?
솔로 랭크에서 배울 수 없는 기본기는 팀전에 있다고 생각한다. 라인에서의 딜 교환부터 시작해서 텔레포트의 사용법, 라인 전이 끝난 후의 사이드에서 밀고 당기기 등이 있는데 이러한 것들에 대해 물론 감독의 지도도 있지만 '리캡' 선수가 많은 도움을 줬다. 같은 솔로 라이너로서 공통적인 부분이 많은지 받아드리는 게 많다. 그렇다 하더라도 대회에서 높은 퍼포먼스를 내는 건 같은 팀원으로서 이상할 정도로 뛰어나며 경기에서 긴장하지 않으며 평소 이상의 실력을 뽐내는 게 '키나츠' 선수의 재능이라고 생각한다. 

- LJL에서 유일한 일본인 정글러다. 예전부터 LJL에서는 일본인 정글러 선수를 찾기 힘든데 이에 관한 생각을 듣고 싶다. 또한 기사를 통해 소개해줄 일본인 정글러 유망주는 누구인가?
정글러는 가장 자유도가 높은 역할이므로 실력 차가 가장 많이 반영되기 쉽다고 생각한다. 그 때문인지 LJL에 있어 한국인 정글러가 기용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에 더해 일본 서버에서는 라인에서 적극적으로 플레이를 잘하지 않기 때문에 정글러도 필연적으로 무언가 액션을 취하기 어렵다. 그로 인해 좋은 정글러가 나오기 힘들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유감스럽게도 여기서 소개해줄 수 있는 유망주 정글러가 없기에 어린 친구들이 프로팀 연습생이라도 좋으니 한국 서버에서 많이 맞아보면서 성장했으면 좋겠다. 

- LJL에서 최고의 일본인 정글러라고 평가받고 있다. 본인은 이런 평가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
저밖에 없기 때문에...1등이기도 하고 꼴찌이기도 하다. 결국 일본인 정글러 중에 최고라고 하더라도 결국 시합에서의 비교 대상은 언제나 한국인 용병이기 때문에 특별히 어떤 의미를 느끼지는 못한다. 
- LJL은 다른 지역과 달리 경기 수가 적은 데 이에 대해 아쉬운 점은 없는가?
개인적으로 BO3 방식이 밀고 당기기가 있어서 그쪽을 좋아한다. 그러나 BO1이 시청자가 좋아하는 각 팀을 볼 수 있게 되는 점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아직 e스포츠 발전도상국이기에 라이트 유저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미 아저씨이기 때문에 주 1회 경기만으로도 몸이 남아나질 않는다(웃음)

- hachamecha라는 아이디의 의미는 무엇인가? 게임 '오소마츠군 - 엉망진장 극장(おそ松くん はちゃめちゃ劇場)'에서 유래한 건가?
원래는 'mechakucha'라는 소환사명으로 북미 서버에서 플레이하고 있었고 일본 서버가 생겼을 때 부계정인 'hachamecha'를 일본 서버로 이전했고, 그게 그대로 정착됐다. 말씀해주신 그 게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경기서 이긴 뒤 기분 좋게 sns 등에 '하차메차'를 검색하면 뭔가 다른 게 엄청 나와서 그 단어를 뮤트한 적이 있었는데 게임이었군요.

- 홋카이도 대학원 공학석사라는 특이한 이력이 한국에서 화제다. 석사과정을 마친 상황서 프로게이머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금속을 물속에서 빛을 반사시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하여 연구하고 있었지만, 롤을 하는게 더 재미있었다. 솔직히 당시에는 일본인 프로선수 대부분보다 내가 더 잘한다는 자신이 있었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영어가 가능했기에 최악의 경우 프로 선수가 되지 못해도 어떻게든 될 거라고 생각해 도전하게 됐다. 

- 유부남 프로게이머로서 아이까지 있는 거로 아는데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심리적으로 차이가 있는가?
약간 현실적인 이야기지만 돈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 솔직히 예전까지는 연봉 등 별로 신경 쓰지 않았고 팀을 고를 때도 그냥 같이 하고 싶은 선수들이 있는 팀이 우선이었는데 최근에는 연봉이 소중해졌다. 분윳값이라던지 벌지 않으면 안 되니까... 그리고 돌아갈 장소가 있다는 게 좋다. 빨리 집에 가서 아기와 볼을 만지면서 놀아주고 싶다. 
-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우승을 위해 넘어야 할 팀은 어디라고 생각하나?
DFM과 V3라고 생각한다. DFM은 말할 것도 없이 강한 팀이고 지난번 승리는 상대의 변화구를 받아쳤다고 생각하기에 어느 쪽이 위라고 말하기엔 아직 이른 거 같다. V3도 물론 강하고 현재 상대전적이 2전 2승이지만 두 경기 모두 초반에 굉장히 불리함을 업고 역전을 한 경기였기 때문에 무서운 상대라고 생각한다.

- 만약에 MSI에 진출한다면 맞붙고 싶은 팀과 선수는 누구인가
젠지의 '라스칼' 선수가 예전에 '타키'라는 이름으로 RJ소속 선수로 활동했고 저 개인적으로는 '클리드' 선수의 팬이어서 방송을 보며 공부했기에 젠지와 만나게 되면 재밌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G2도 좋아하기 때문에 만나보고 싶다. 미드의 '캡스 vs 리캡'을 보면 재미있을 거 같다. 특히나 북미의 '더블리프트' 선수는 팬 이였는데 은퇴해서 굉장히 유감이다.

- 2021시즌 목표는 무엇인가?
솔직히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는 4위에서 6위 정도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LJL 우승이 목표다. 참고로 17살의 신인인 '키나츠' 선수는 1주 차 시합이 끝난 시점에 우승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선수다. (웃음)

-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한국에 있는 여러분, LJL에 흥미를 가지신 분이 의외로 많다고 들어서 많이 기쁘다. 그렇지 않은 분들도 이번 기회를 통해서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감사하다.

*사진제공=라스칼제스터. 라이엇게임즈 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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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우 기자 kenzi@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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