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백신보급 불균형.. 올해 선진국·내년 신흥국 경기회복"

조은임 기자 2021. 3. 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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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유통· 접종 능력 한계… "보급격차 커질 가능성"
"선진국·신흥국간 면역 차별화, 집단면역 지연될수도"

글로벌 백신 보급에 국가별 시차가 생기면서 경기회복 시기 역시 신흥국이 선진국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선진국은 대체로 올해 말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수준의 접종이 이뤄지겠지만 신흥국은 내년 중반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진단이다.

한국은행은 7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 '코로나19 백신보급과 글로벌 경기회복 향방'에서 "백신보급 시차에 따라 올해에는 선진국이, 내년에는 신흥국이 순차적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을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접종대상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12월 중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선진국과 신흥국간 접종 속도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은 연내 집단면역 달성을 목표로 백신 접종속도를 높여가고 있다.

영국이 선진국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접종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은 이달 2일 기준 전체 인구의 15.5%(5200만명)가 1회 이상 접종을 마쳤다. 미국 정부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100일 내 1억회 접종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이스라엘이 절반 이상이 1회 이상 접종을 끝내고 신규 확진자 수가 급감하면서 집단면역 달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신흥국의 경우 백신을 확보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불균형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 중국, 인도의 경우 자체개발 백신을 보유하고 있어 물량확보가 어렵진 않지만, 중국·인도는 인구 수가 많아 보급에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자체 개발한 백신이 없는 대다수 신흥국은 연내 충분한 백신 확보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예상되는 백신 공급은 세계 인구 78억명 대비 0.5~0.9명 수준으로 연내 백신 공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선계약을 맺은 선진국과 신흥국간 불균형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신흥국의 경우 의료·보건시스템이 미비해 대량 유통, 접종 능력 한계로 접종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돼 이 격차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선진국은 올해 말을 기준으로 70~90% 수준의 접종을 예상하고 있다.

한은 제공

보고서는 백신의 부작용 우려 등으로 백신 수용이 낮을 경우 집단면역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봤다. 또 영국·남아공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했던 것처럼 변이가 추가적으로 발생할 경우 개발된 백신의 효능이 저하될 수 있어 이 또한 집단면역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요인이다.

이같은 이유로 대다수 신흥국은 내년 중반 이후에나 집단면역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세안5 국가는 그간 바이러스를 잘 통제한 편이었지만, 백신 확보·접종은 오히려 중남미 국가보다 더딘 모습이다. 다만 러시아, 중국 백신 도입이 가능해질 경우 이들 신흥국에 대한 공급부족 문제가 일부 해소될 수 있다. 또 자연면역이 상당수준으로 형성된 인도, 브라질 등은 감염 우려가 예상보다 빠르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올해 2분기 지나면서 선진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충격을 크게 받았던 서비스소비도 이때 회복 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보유 현금을 늘려온 기업들은 코로나19 진정 기대가 커지면 투자계획을 실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흥국은 올해 말부터 회복속도가 빨라져 내년에는 양호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수출이 글로벌 경기회복에 힘입어 아시아지역 국가를 중심으로 견실한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선진국과 신흥국(중국 제외) 모두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시기는 내년 상반기 정도로 전망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주요국에서 백신접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나 백신 관련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선진국과 신흥국간 면역 차별화로 인해 바이러스의 전파기간이 길어지면 글로벌 집단면역 달성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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