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처럼 꽉 끼였다" 치명적 위기 맞은 삼성 휴대폰
삼성전자 1편. 애플폰에 밀리고 중국폰이 위협하는 위기의 시대
최근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2021년 1월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1억2196만대였습니다. 이 중 애플이 점유율 20%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삼성전자는 17%로 2위였고, 중국 샤오미(Xiaomi)와 오포(Oppo)가 각각 13%, 11%로 뒤를 이었습니다. 삼성전자는 1위인 애플과 격차가 3%포인트 밀렸고요. 3위인 샤오미와도 겨우 4%포인트밖에 차이 나지 않습니다. 물론 애플이 신형 프리미엄폰 '아이폰12' 시리즈를 2020년 10월 출시했고, 삼성은 신형 프리미엄폰 '갤럭시S21' 시리즈를 올해 1월에 내놓긴 했습니다. 삼성의 신형 프리미엄폰 갤럭시S21 시리즈의 성과가 반영돼 있지 않았고, 애플의 신제품 효과만 반영된 수치죠. 삼성전자 신형 갤럭시 S21 시리즈의 국내 판매 초반 실적이 전작인 '갤럭시S20' 시리즈보다 약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거든요. 2월 이후의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다시 애플을 이겼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업계 분위기가 심상치 않긴 합니다. 삼성전자가 2020년 한 해 동안 판매한 5G 스마트폰 대수보다 애플이 2020년 10월부터 판매한 5G 스마트폰 대수가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입니다. 삼성은 2020년 5G 스마트폰을 4100만대 출하했지만, 시장 점유율 15.1%를 기록해 3위로 추정됩니다. 2020년 10월 아이폰12 시리즈로 첫 5G 스마트폰을 내놨던 애플은 5230만대를 출하해 19.2% 점유율로 2위였고요. 1위는 7960만대를 출하한 화웨이(29.2%)였습니다.(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조사)
특이할 만한 지점은 유럽 시장에서 엿볼 수 있는데요. 삼성전자의 2020년 유럽 시장 판매량은 5980만대를 팔면서 2019년에 비해 12% 줄어들었습니다. 간신히 1위 점유율(32%)을 지켰는데요. 반면 유럽 시장 2위인 애플은 전년 대비 판매량 감소가 1%밖에 되지 않았고요. 시장 점유율은 22%까지 3%포인트나 끌어올렸죠. 그런데 중국의 샤오미도 판매량이 2019년에 비해 90% 늘어난 2670만대를 유럽에서 팔았어요. 시장 점유율은 14%로 3위였죠.
이게 무슨 의미냐면요. 안드로이드 기반 운영체제(OS)로 작동되는 삼성이 같은 안드로이드 계열의 중국 회사들에 맹추격당하고 있는 것이에요. 샤오미, 오포 등의 진격이 거센 상황이죠. 하지만 iOS 기반의 애플은 변하지 않는 두터운 팬덤을 기초로 신형 제품이 나올 때마다 견조한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는 얘기예요. 더구나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에는 거대 팬덤이 화답이라도 하듯 역대급 판매량인 '슈퍼사이클'에 진입하면서 아이폰12 시리즈를 구매했죠. 대략 감이 오지 않나요? 안드로이드 계열은 점점 시장을 나눠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iOS 생태계는 점점 커나가는 모습이죠. 삼성전자가 샌드위치처럼 애플과 중국 회사들 사이에 꽉 끼었습니다.
더구나 애플이 하드웨어 회사에서 소프트웨어 회사로 거듭나는 와중에 아이폰12 시리즈로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는 게 고무적인 일입니다. 사실 아이폰12 시리즈 전까지만 해도 스마트폰 하드웨어는 더 이상 이익을 많이 낼 수 있는 분야가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아이폰 출하량은 2015년부터 계속 정체됐고, 2016~2017년부터는 스마트폰 산업 자체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많았죠. 요새는 신형 스마트폰 한 번 구입하면 액정이 깨져서 교체하는 경우는 많지만, 스마트폰 자체를 많이 바꾸진 않잖아요. "새로운 모델이나 내가 쓰는 지금 폰이나 어차피 카카오톡 쓰고 인터넷 좀 볼 건데 굳이 왜 바꿔?"라는 분들 꽤 있죠.
애플은 그래서 아이폰을 포함해 애플워치, 에어팟(무선이어폰) 등 생활에 밀접한 하드웨어 제품을 내놓으면서 서비스 플랫폼으로 변모하려고 부단히 시도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 깔려 있는 애플 하드웨어는 총 16억5000만대(아이폰 10억대 이상)로 추정되는데요. 이를 활용한 유료 구독 모델을 내놓았고, 고객들을 서비스로 끌어들였죠. 애플TV+, 애플 아케이드, 애플 피트니스+ 등 서비스 구독자는 2020년 말까지 6억2000만명으로 확장됐고요. 서비스 매출액도 2020년 4분기에 전년 대비 24% 증가했습니다.
폴더블폰 시장의 후발 주자들이 줄줄이 등장했는데, 갤럭시만의 뛰어난 접는 기술을 따라오진 못했습니다. 갤럭시 Z플립과 Z폴드2 모델에는 커버윈도로 초박막강화유리(UTG·Ultra Thin Glass)를 사용했는데요. 화면 선명도와 내구성이 뛰어나죠. 폴더블폰에 접히는 부분에 주름이 선명하면 사용성이 떨어지는데, 삼성의 기술로는 눈에 띄지 않도록 할 수 있게 된 것이죠.
대표적인 경쟁자가 중국의 화웨이인데요. 2020년 초까지 밖으로 펴는 '아웃폴딩' 방식의 폴더블폰을 내놓은 화웨이는 갤럭시Z폴드2를 겨냥해 올해 2월 인폴딩(안으로 접히는) 스타일 폴더블폰 '메이트X2'를 출시했습니다. 출시 전부터 '주름 없는 미래'를 구현해냈다고 호언했지만, 접히는 부분 주름이 너무 선명해 '주름 폰'이라는 오명을 얻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의 행보를 보면 폴더블폰 시장 판을 더 키우려는 모습이 감지됩니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Z폴드2와 갤럭시Z플립 5G 모델에 대해 '갤럭시 투 고(To Go) 서비스'를 운영한다고 밝혔는데요.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구매 전에 3일간 무료로 기기를 대여해 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입니다. 2020년 9월 출시된 모델을 두고 이제야 무료로 사용해보도록 하는 서비스를 내놓은 것은 폴더블폰에 대한 고객들의 심리적 허들을 낮춰야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이죠. "일단 한 번 써보세요. 한 번 만져보면 계속 쓰고 싶어질 겁니다"라는 메시지예요.
삼성전자의 전략은 아직 주류 시장으로 떠오르지 않은 폴더블폰 시장에서 지금의 압도적인 지배자 위치를 공고히 하는 것입니다. 지난해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 중 73%를 삼성전자가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거든요. 시장에는 이르면 2022년 하반기에 애플도 폴더블폰을 내놓으려고 준비 중이라는 말이 나오죠. 스마트폰 시장의 양대산맥인 애플이 폴더블폰을 내놓으면 폴더블폰 대중화 물꼬가 확 트이지 않겠어요? 그 전에 '폴더블폰=삼성전자' 공식을 전 세계에 퍼뜨리겠다는 거예요. 최대한 시장 점유율을 높여놓고 애플과 한판 붙겠다는 포석이죠. 삼성은 올해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2' 등 프리미엄 신형 폴더블폰을 이르면 7월 내놓을 예정이고요. 가격을 확 낮춘 보급형 '갤럭시Z폴드 라이트'(가칭)도 출시할 계획입니다.
애플에 조금씩 밀리고, 중국 폰에 따라잡힐 위기에 처한 삼성전자. 폴더블폰으로 반전을 모색하며 전 세계 스마트폰 1위 제조사의 위용을 다시 세울 수 있을지 들여다봐야겠습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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