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1000대1 '마케팅 사관학교' 뚫은 자소서 비결
숫자를 활용한 첫문장과 소제목
힌트는 질문에, 꼼꼼하게 읽고 답해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기형도 시인의 시 '빈집'의 한 구절이다. 취업준비생 시절 이 시를 읽을 때면 시인의 의도와 달리 꼭 '자기소개서'를 대하는 내 마음의 은유처럼 느껴졌다.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어렵다는 취업의 첫 관문인 자기소개서는 취업준비생들에 짜증을 넘어 공포의 대상이다. 실제 이재영(2012년 입사), 강세리(2019년 입사) 빙그레 마케터도 가장 어려운 채용 절차로 '자기소개서'를 꼽았다.
이과생에게 '꽃직업'이 개발자라면 문과생에게 '꽃직업' 중 하나는 마케터일 것이다. 한 번쯤 꿈꾸고, 한 번쯤 도전해보고 싶은 직업. 상사와 고객을 설득하는 일이 주요 업무인 마케터들에게 자기소개서 쓰는 팁을 들어봤다.
특히 강세리 프로는 2019년 입사했는데, 당시 경쟁률이 1000대1에 달했다고 한다. 그는 "면접 당시에는 불안한 마음에 빙그레에서 나오는 전 제품을 한 입씩은 다 먹어 봤다"는 열정의 소유자로 인터뷰 현장에 있는 모든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재영 프로는 빙그레에서 현재 메로나, 비비빅, 붕어싸만코 브랜드를 담당하고 있다. 강세리 프로는 투게더와 엑셀런트 아이스크림을 마케팅하고 있다.
▷이재영 프로=예컨대 어떤 성과를 보여주는 내용을 쓰고 싶다면 결과물과 관련된 구체적 수치로 첫 문장을 만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인턴 활동을 했다면, '인턴 ○개월 만에 유튜브 조회 수 ○○○를 만들다' 이런 식으로요. 수치는 객관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자소서의 신뢰성을 불어넣어 주고 힘이 있어 보이게 합니다. 영상이나 콘텐츠를 제작했던 분이면 자신이 제작했던 영상 총 개수를 언급하는 것도 방법일 거 같고요.
또, 하나의 질문에는 하나의 답만 하는 걸 추천합니다. 너무 많은 경험을 하나의 질문에 다 답하는 데 쓰기보다 그 질문에 가장 확실한 답이 될 수 있는 경험이나 사건을 선택해서 풀어쓰는 게 더 눈길을 끄는 자소서라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호의를 바탕으로 원활한 의사소통을 한다'는 문장이 있다고 쳐봐요. 그렇다면 '호의'라는 단어가 딱 와닿지 않습니다. 어떤 호의였을지 구체적으로 적어주면 좋겠죠. 원활한 의사소통도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이뤄진 게 '원활한 의사소통'인지를 구체적으로 묘사해주면 이 문장도 좋은 자소서의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소제목은 제가 자소서를 쓸 때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시간을 많이 들였던 부분이기도 하죠. 의외로 소제목이랑 아래 쓰인 내용이 전혀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무조건 소제목은 뒤에 나올 이야기들의 '얼굴'이어야 합니다.
무조건 자기소개서에 쓴 경험을 빙그레와 마케터란 직무에 연결 짓는 노력도 중요합니다. 맛집 인스타그램과 블로그를 운영한 경험이 있다고 하면, 빙그레도 음식 제조 회사인 만큼 충분히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죠. 또 대외 활동에서 광고 등을 많이 만들잖아요. 그 경험에 비추어 '빙그레 슈퍼콘의 광고가 이랬는데 내 경험상 이렇게 수정되면 더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식의 접근도 가능하고요.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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