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알아서 수익 척척?..신종 유사투자자문 사기 기승
[앵커]
코스피 3천 시대,
주식 투자자가 늘면서 정보에 대한 욕구도 함께 커지고, 이런 시류에 맞춰 유사투자자문업체들의 유혹도 갈수록 그럴싸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이 대신 투자를 해서 수익을 내준다는 업체까지 등장했다는데, 이거 믿을만 한 걸까요.
확실히 알아보려면 실제로 인공지능에 투자를 맡겨보는 수 밖에 없겠죠.
그래서 취재진이 해봤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이현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박제원 씨는 인공지능이 알아서 수익을 내준다는 말에 자동매매 프로그램에 7천만 원을 투자했습니다.
자동매매 프로그램은 곧바로 50여 개 종목을 매수했고 박 씨는 사흘 만에 5백만 원을 잃었습니다.
[박제원/투자자 : "돈을 못 빼요, 왜? 수익난 거 돈이 생기잖아요. 또다른 종목 사고 다른 종목 사고 계속 하니까 주식을 잘못하는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이거를 빠져나올 수가 없어요."]
자동매매 프로그램은 어떤 방식으로 실행될까.
취재진이 유사투자자문업체에 직접 프로그램을 신청해봤습니다.
업체가 원격으로 프로그램을 설치해주고 종목 매수매도 기준을 직접 설정해줍니다.
[유사투자자문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모바일로 xxx 어플 한번 받으시고요. 매수 전략은 제가 짜서 조정해드렸기 때문에 그 설정값대로 이미 들어가 있을 거예요, 등록만 하시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도 초대됐습니다.
추천 종목을 알려주는 용도입니다.
거래는 프로그램이 실행하지만 업체가 알려주는 추천 종목을 미리 등록하는 방식입니다.
["지금 등록한 종목은 전부 다 매수가 됐네요."]
종잣돈 1백만 원으로 프로그램을 실행시켜봤습니다.
일주일 뒤 결과는 어떨까.
총 120여 개 종목을 매매했고 수익률은 마이너스 2%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자동 프로그램 매매는 불법입니다.
자본시장법상 유사투자자문업체는 1대1로 투자 자문을 할 수 없고, 투자를 일임받을 수도 없습니다.
[성희활/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자동매매 프로그램은) 자문이나 일임 범위에 다 들어갑니다. 유사투자자문업자는 이런 자동매매 프로그램을 사용할, 로보어드바이저를 사용할 법적인 권한이 없는 겁니다. 불법행위가 되는 거죠."]
전문가 계좌와 연동해서 수익을 내준다는 수법도 등장했습니다.
실제로는 공인인증서를 원격으로 복사해서 유사자문업체가 직접 고객 계좌로 접속해 거래를 하는 식입니다.
가입비를 내면 SNS을 통해 종목을 찍어주던 불법 영업이 갈수록 진화하는 겁니다.
[유사투자자문업체 피해자/음성변조 : "다른 데는 종목 추천만 해주지만 자기네들은 직접 내 계좌에 들어와서 내 거를 사고팔고 해서 수익금을 불려준다 그래서 한번 해보게 됐습니다."]
이런 신종 유사투자자문에 시중 증권사가 끼어있다는 점도 피해를 키우는 요인입니다.
증권사는 계좌 유치를 위해 주식 프로그램 기술을 공유하고, 유사투자자문업체는 증권사 이름을 앞세워 홍보합니다.
[증권사 관계자/음성변조 : "(소프트웨어 업체가) 프로그램을 완성시켜서 그거로 영업행위를 하는 거죠, 유사투자자문업체들한테. 유사자문업체가 뭐 불법은 아니니까요."]
국내 유사투자자문업체는 5년 사이 4배 늘었고, 지난해 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구제 건수는 3천 건을 넘었습니다.
KBS 뉴스 이현준입니다.
촬영기자:김승욱 최재혁/영상편집:김대영
이현준 기자 (hjni1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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