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새로 합류한 외인들과 그들의 중간 성적표

김아람 2021. 3. 6.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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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1월 중순에 작성했으며,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1년 2월호에 게재됐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외국 선수 영입은 한 시즌 농사의 절반이라 일컬어진다. 외국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에서 나온 말이다. 대부분 팀 내 최다 평균 득점이 외국 선수의 몫일 정도로 외국 선수는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구단은 비시즌 외국 선수 영입에 심혈을 기울인다. 기술적인 면과 운동능력, 성격 등을 면밀히 분석하여 심사숙고 끝에 영입 결정을 내린다. 


그렇게 공을 들여 데려온 선수가 기대에 부응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현실과 이상은 다르다. 부상에 발목이 잡힐 수도, 끝내 적응하지 못해 부진에 허덕일 수도 있다. 이럴 때를 대비해 있는 것이 바로 외국 선수 교체 카드다. 시즌 중 외국 선수 교체는 상황에 따라 팀별로 2회 가능한데, 이는 팀 전력에 가장 빠르고 확실한 변화를 줄 수 있다.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다른 문제지만. 


<바스켓코리아> 2월호 ‘기록이야기’는 올스타 브레이크 종료 시점을 기준, 교체를 단행한 여섯 구단의 새 외국 선수에 관한 내용을 다뤘다. 표를 통해 팀을 떠난 선수들과 새로 합류한 선수들의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각 페이지에 첨부된 표는 교체 아웃된 선수와 영입된 선수를 비교한 것이며, 공헌도는 직관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경기수로 나눴다.)


● 부산 KT : 존 이그부누, 마커스 데릭슨→브랜든 브라운, 클리프 알렉산더


올 시즌 가장 먼저 교체 수순을 밟은 선수는 존 이그부누. 그는 KBL 데뷔전에서 덩크 7방을 포함, 30점 11리바운드를 퍼부으며 팬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이게 전부였다. 이어진 두 경기에선 별다른 활약이 없었고, 네 번째 경기에선 출전 3분여 만에 무릎 부상을 당했다. 그때부터였다. 마커스 데릭슨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이그부누가 전력에서 이탈한 직후 경기에서 40분 풀타임을 소화한 데릭슨의 열흘 동안 네 경기에서 홀로 코트를 지켰다. 그중 두 경기는 연장 승부가 되어 데릭슨은 코트에서 40분 넘게 뛰어다녀야 했다. 업무가 과한 탓이었을까. 데릭슨은 결국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태업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5연패. KT는 9위까지 추락했다. 


이그부누의 경우 부상 자체는 심하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었기에 서동철 감독은 교체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그를 대신해 합류한 선수는 KBL 경력자 브랜든 브라운. 11월 5일 격리 해제된 브라운은 11월 7일 오리온과의 경기부터 출전했다. 초반 2경기에서 브라운은 두 자리 득점(23점, 10점)을 올렸지만, 팀원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은 필요했다. 그러나 적응은 빨랐다. 데릭슨의 빈자리까지 메운 브라운은 팀에 녹아들며 KT 상승세의 중심에 섰다.

 

한때 7연패 늪에 빠졌던 KT는 브라운과 국내 선수들의 분전으로 7연승을 내달렸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브라운의 어시스트. 서 감독과 KT 선수들은 브라운의 패스 실력이 기대 이상이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볼 핸들러의 역할까지 해내며 허훈의 짐도 덜었다. 브라운의 활약은 데릭슨의 대체 선수를 결정하는 데도 영향을 끼쳤다. 수비형 빅맨인 클리프 알렉산더가 KT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던 것은 브라운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브라운의 경기력은 썩 만족스럽지 않다. 상대적으로 낮은 신장과 장단점이 상대에게 노출된 탓인지 존재감이 흐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그부누와 브라운의 평균 득점을 보면, 브라운이 경기당 평균 14.8점으로 이그부누(평균 10.0점)보다 5점 가까이 높다. 그러나 분당 득점에서는 이그부누(0.67점)가 브라운(0.54점)보다 높다. 단순하게 따지면 20분 출전했을 때 이그부누는 13점을, 브라운은 11점가량을 올린다는 셈으로 대략 한 골 차이다. 2점슛 성공률 역시 이그부누(59.4%)가 브라운(53.5%)보다 높은데, 시도 횟수에서 큰 차이가 나므로 의의를 두긴 어렵다. 그 외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스틸 등에서는 브라운이 월등하다. 턴오버도 브라운이 더 많았는데, 브라운은 매 시즌 턴오버 부문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선수다. 공헌도를 경기수로 나눈 값은 브라운이 9점 앞선다. 공헌도는 득점 말고도 어시스트 리바운드, 스틸, 블록슛 등 다양한 기록이 고려되기 때문이다. 



알렉산더는 12월 5일 현대모비스전부터 코트를 밟았다. 영입이 확정되기 전부터 허훈과의 케미로 기대를 모았지만, 아쉬움이 크다.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무게감이 있지만, 공격이 다소 단조롭다는 평을 받고 있다. 타팀 외국 선수들과 데릭슨에 비교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알렉산더는 올스타 브레이크 종료를 기준으로 총 14경기에 나섰지만, 그가 두 자리 득점을 기록한 건 5경기뿐이다. 반면, 6점 이하를 기록한 경기는 총 7경기. 


데릭슨(0.55점)과 알렉산더(0.53점)의 분당 득점은 사실상 차이가 없다. 문제는 다른 기록이다. 대부분의 기록 부문에서 알렉산더의 기량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2점슛 성공률의 경우 알렉산더(55.3%)가 데릭슨(51.9%)보다 높았으나 알렉산더는 외곽 플레이가 거의 없고, 데릭슨은 3점 라인 밖에서도 위협적인 선수였다. 경기당 공헌도를 개인 성적이라고 가정하면, 현재까지의 알렉산더(16.7점)는 데릭슨(30.4점)의 절반 정도밖에 안 되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알렉산더가 합류한 이후 KT는 9승 5패를 기록하며 치열한 4위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외국 선수들의 공격력 개선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 원주 DB: 타이릭 존스→얀테 메이튼


DB는 개막 전 치나누 오누아쿠가 지른 불을 끄기 위해 타이릭 존스를 데려왔다. 재비어 대학교를 졸업한 존스는 1997년생으로 DB가 첫 직장이다. 그러나 경험이 없는 선수임을 감안해도 강점보다 약점이 더 많았다. 운동능력을 제외한 메리트를 찾기 어려웠다. 심지어 김종규와 윤호영 등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외국 선수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에서도 존스의 경기력은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당초 1옵션으로 왔지만, 저스틴 녹스에게 그 자리를 내준지 오래다. 결국 존스는 총 24경기에 나선 뒤 짐을 쌌다. 그가 남긴 성적은 평균 13분 59초 동안 6.6점 6.6리바운드 0.5어시스트. 초라해도 너무 초라했다. 존스가 떠나고 얀테 메이튼이 왔다.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모든 선수가 그렇겠지만, 메이튼 역시 격리되어 있는 동안 몸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데도 그의 합류는 DB에 큰 힘이 됐다. 가장 극적으로 차이 나는 부문은 득점이다. 존스가 분당 0.47점에 그친 동안 메이튼은 1.00점을 기록했다. 20분 동안 출전한다고 가정하면 존스는 약 10점을, 메이튼은 20점을 넣는다는 계산이다. 공격력은 비교 불가다. 존스는 총 24경기 중 25%에 해당하는 6경기에서 두 자리 득점을 올렸는데, 메이튼은 출전한 전 경기에서 모두 15점 이상을 쌓았다. 20점 이상 퍼부은 경기도 두 차례. 

 

기사 작성 시점을 기준으로 메이튼은 6경기밖에 나서지 않았지만, 동일 시간 존스보다 더 공격적으로 나서 훨씬 더 많은 득점을 생산해냈다(2점슛 성공률 : 존스 52.9%, 메이튼 61.1%). 블록슛도 경기당 1개 가까이 많다. 또한, 존스보다 코트를 지키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다른 선수들의 부담을 덜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두경민의 인터뷰에 따르면 메이튼이 온 뒤 숨통이 트였다고. 팀원들과 좀 더 손발을 맞춘 메이튼에 기대가 모이는 이유다. 

 


● 서울 삼성 : 제시 고반→케네디 믹스


207cm 장신에 슛 능력도 준수하다고 평가받았던 제시 고반. 삼성의 신장을 높이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됐지만, 존재감은 부족했다. 결국 고반은 20경기 만에 팀을 떠나게 됐다. 고반의 자리는 케네디 믹스가 꿰찼다. 믹스는 아이제아 힉스와 함께 마이클 조던의 모교로 유명한 노스캐롤라이나 출신이다. 2018-2019시즌부터 두 시즌 동안엔 일본 B리그에서 활약한 바 있다. 그는 8개월간 실전 경기를 치르지 못했지만, 공수에서 고반보다 나을 것이란 기대를 받고 삼성의 푸른 유니폼을 입었다. 

 

아직 믹스 영입으로 인한 큰 효과를 얻진 못했다. 평균 리바운드는 6.3개로 고반(4.0개)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지만, 평균 득점이 6.9점으로 아쉽다. 현 상황에서는 고반보다 낫다고 힘줘 말하기 어렵다. 분당 득점에서도 믹스(0.44점)는 고반(0.64점)보다 낮다. 들쭉날쭉한 경기력도 불안한 상황. 한 경기로도 하위권으로 밀려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에 믹스가 제 컨디션을 찾는 게 시급해 보인다. 



● 안양 KGC인삼공사 : 얼 클락→크리스 맥컬러


NBA 출신 얼 클락은 시즌 전 화려한 경력으로 주목받았다. 내외곽에서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기본적으로 골 밑을 파고드는 걸 주저하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클락은 시즌 초반 12경기 연속 두 자리 득점을 올렸지만, 이후 10경기 중 9경기에서 한 자리 득점에 그쳤다. 이에 KGC인삼공사는 과감히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시즌 함께 했던 크리스 맥컬러를 호출했다. 최근 리투아니아 리그에서 방출된 후 새로운 팀을 찾고 있던 맥컬러와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선수를 원한 KGC인삼공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그러나 결과만 놓고 봤을 때 현시점에서 교체의 의미를 찾기 쉽지 않다. 클락과 맥컬러는 모두 분당 0.65점을 기록했는데, 리바운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록에서 클락이 근소하지만 우수한 결과를 냈다. 기록상 한 가지 위안은 맥컬러가 퇴출 직전의 클락보다는 조금 낫다는 것. 



● 울산 현대모비스 : 자키넌 간트→버논 맥클린


간트는 컵대회부터 퇴출 가능성이 언급된 선수다. 시즌 후엔 활동량을 바탕으로 분전했지만, 골 밑 수비에서 허점을 보이며 끝내 퇴출을 피하지 못했다. 그리고 맥클린이 KBL로 돌아왔다. 직전 시즌 LG에서 9경기 만에 쫓겨나는 아픔을 겪었던 맥클린이 울산에 착륙했다.

자가격리 후 몸 상태가 말이 아니라는 맥클린의 초반 임무는 숀 롱의 체력 부담을 더는 것이다. LG 이후 1년 이상 쉰 데다 격리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 점, 수비와 리바운드의 임무를 받은 점을 고려하면 맥클린의 저조한 공격 기록(평균 1.2득점, 공격 총 9회)이 조금은 이해된다. 


참고로 맥클린은 출전한 6경기에서 총 47분 42초 동안 상대 외국 선수(LG 테리코 화이트 제외)를 15점 안팎으로 묶었다. 그러나 순위싸움에 한창인 팀 사정상 공격력도 이른 시일 내에 정상 궤도로 올라와야 할 것이다. 



● 창원 LG : 캐디 라렌→테리코 화이트


2019-2020시즌 MVP급 활약을 펼친 캐디 라렌. 1대1에서는 여전히 강했지만, 시즌 초반 조성원 감독이 요구하는 공격 농구에는 작은 물음표가 붙었다. 그러던 중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발가락 부상을 입으며 4주 진단을 받았다. LG의 선택은 2017-2018시즌 챔프전 MVP를 수상한 테리코 화이트의 영입이었다. 화이트는 SK 닉 미네라스의 대체 선수 후보로 국내에 머물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미네라스가 살아나면서 화이트의 합류가 보류된 상황, LG가 화이트 카드를 손에 넣었다. 세간의 평가도 빠르고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화이트가 LG와 잘 맞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편이다. 

 

아래는 본편 주제에 따라 라렌과 화이트의 기록을 비교한 표다. 그러나 시설 격리 중 컨디션 조절이 힘들었다는 점과 화이트의 출전 경기수가 3경기에 불과하다는 점, 두 선수의 포지션이 확연히 다른 점 등으로 아래는 단순 참고자료로 남긴다. 



사진 제공 = KBL

바스켓코리아 / 김아람 기자 ahram1990@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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