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사 방화 이유는?.."승려간 왕따" vs "정신질환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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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정읍 내장사에 5일 오후 불이 나 대웅전이 전소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방화 이유를 두고 불을 지른 승려와 사찰 간에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어 "수행하는 스님이 불을 질렀으니 입이 열개여도 할 말이 없다"면서도 "방화 승려가 경찰에서 왕따 당했다고 말해 마치 사찰이 승려 간 세력 싸움이나 하는 곳으로 비춰질까 곤욕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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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 승려 "함께 생활하던 스님들이 서운하게 해서"
내장사 측 "방화 후 마루앉아 웃는 등 미심쩍은 행동"
(시사저널=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전북 정읍 내장사에 5일 오후 불이 나 대웅전이 전소됐다. 내장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소속으로 전북 고창 선운사의 말사(末寺)다. 지난 2012년 화재로 불에 타 복원한 지 9년 만이다. 특히 술에 취한 승려가 절에 불만을 품고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방화 이유를 두고 불을 지른 승려와 사찰 간에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해당 승려는 경찰에서 함께 생활하던 스님들의 따돌림이 서운해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반면 절 측은 해당 승려가 방화 전후로 정신적으로 다소 미심쩍은 행동을 했다며 정신질환으로 인한 우발적 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전북경찰청은 5일 내장사 대웅전 방화 피의자인 승려 A(53)씨를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현행범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오후 6시 30분께 내장사 대웅전에 휘발유로 추정되는 인화물질을 사용해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방화 5분 뒤 경찰에 전화를 걸어 "대웅전에 불을 질렀다"고 신고했다. A씨는 신고 이후 도주하지 않고 현장에 머물러있다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돼 연행됐다. 체포 당시 술을 마신 상태였다.
A씨는 3개월 전 수행을 위해 내장사에 들어 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함께 생활하던 스님들이 서운하게 해 술을 마시고 우발적으로 불을 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내장사 측은 승려 간 내부 다툼을 부인하고, 정신질환에 의한 충동범죄 가능성을 언급했다. 6일 오후 시사저널이 만난 내장사 어른 스님인 대운스님은 "승려 사이 마찰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히려 A 스님이 불을 지른 뒤 태연하게 거처 마루에 앉아 피식 웃는 등 정신적으로 미심쩍은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행하는 스님이 불을 질렀으니 입이 열개여도 할 말이 없다"면서도 "방화 승려가 경찰에서 왕따 당했다고 말해 마치 사찰이 승려 간 세력 싸움이나 하는 곳으로 비춰질까 곤욕스럽다"고 덧붙였다.
내장사 스님들의 수행 공간인 향적원에서 A씨와 함께 생활해 온 한 스님은 "우린 아무 것도 모른다.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며 예민하게 반응했다. 향적원에선 A씨 등 4명의 스님이 수행 중이었다.
정읍경찰서 관계자는 "A씨가 다른 승려 등 내부 관계자들과 다툼을 벌인 이후 불만을 품고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 범행 동기는 용의자 진술과 주변 목격자 등의 조사가 끝나봐야 파악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불로 내장사 대웅전(165.84㎡) 전체가 전소돼 소방서 추산 17억여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소방당국은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현재의 대웅전은 1958년 중건됐고, 2012년 10월 전기 누전으로 불에 탄 바 있다. 정읍시는 시비 등 25억원을 들여 2015년에 대웅전 건물을 새로 지었으나 이번에 다시 잿더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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