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여론 확산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 UPI 연합뉴스

폼페이오 전 美 국무장관도 "미국, 보이콧해야"

"트럼프 임기말에 올림픽 개최지 변경 IOC 설득"

내년 열릴 예정인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점 세를 불리고 있다. 5일(현지시각) AFP통신에 따르면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중국 공산당은 자신들이 연루된 모든 끔찍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면서 "그러는 동안 미국 운동선수들이 베이징을 방문하고 이들(중국)에게 보상해주는 것을 허용할 순 없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대중국 강경파로 분류되며 작년 초부터 중국국민과 공산당을 분리해 상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시진핑을 중국 국가원수가 아닌 공산당 주석으로 불렀다. 특히 중국 공산당의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 자치구 내 위구르족 탄압을 강도높게 비난해왔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인터뷰에서 "우리 선수들이 올림픽에 출전할 기회를 얻길 바란다. 그들은 그럴 자격이 있다"면서도 "올림픽은 자유와 운동선수의 재능에 대한 하나의 표현이다. 올림픽을 베이징에서 여는 것은 정말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임기말 몇 달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상대로 2022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를 바꿔야 한다며 설득했다고도 밝혔다.

폼페이오 전 장관의 후임자인 토니 블링컨 현 국무장관도 중국의 위구르족 관련 정책이 집단학살에 해당한다는 폼페이오의 주장에 대해 "내 판단도 같다"며 동조한 바 있다.

니키 헤일리 전 미국 유엔대사를 비롯해 일부 공화당 주요인사들도 베이징 올림픽의 불참을 주장하고 있다. 신장자치구 내 위구르족을 비롯한 소수민족 탄압을 이유로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주장은 미국 내에서 갈수록 확산 추세다.

이와 관련, 인권단체인 세계위구르의회는 IOC 윤리위원장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2022 베이징 올림픽 취소를 요구하는 윤리 제소 건에 대한 조속한 판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아직 확실한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았다. 다만 지난달 초만 해도 "계획 변화와 관련해 진행되는 논의는 없다"던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달 25일 브리핑에서는 "최종 결정이 내려진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 미국이 보이콧을 검토하는 쪽으로 입장 변화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보이콧 하면 그 여파는 전 세계로 파급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유럽을 비롯한 자유민주 진영은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