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베를린영화제 각본상 수상 소감 "김민희와 발견한 달팽이 선물 주고 싶어"[종합]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홍상수 감독이 영화 '인트로덕션'의 베를린영화제 각본상 수상 소감을 밝혔다.
홍상수 감독은 5일 오후 열린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수상작 발표식에서 은곰상 각본상을 받았다. 영화제 측은 홍상수 감독이 전달한 1분54초짜리 수상 소감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그는 영어로 수상 소감을 직접 읽었다. 그는 "상을 받았다는 뉴스를 들었다. 놀랐고 행복했다"며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을 읽는 것도 행복했다. 베를린국제영화제, 카를로(집행위원장)와 마크(프로그래머)에게도 영화를 선정해주고 알아봐 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래전 김민희와 길을 걸을 때 작은 달팽이를 발견했다. 여러분에게 이 달팽이를 작은 선물로 보여주고 싶다. 어려운 시기다. 모두들 잘 지내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진 영상에서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등장했다. 김민희가 ‘케 세라 케라’를 불렀다. 케 세라 세라는 ‘될대로 되라’는 뜻이다.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단 측은 “이야기를 전달하거나 효율적으로 서사를 전개하는 것을 넘어, 이 각본은 행위와 행위 사이 생기는 찰나의 여백을, 순식간에 인간의 삶 속에 숨은 진실이 갑작스레 밝고 분명하게 드러나는 순간들을 만들어 나간다”라는 심사평을 전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것은 ‘밤과 낮’(2008),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013),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 ‘도망친 여자’(2020)에 이어 총 다섯 번째다. 영화제를 통해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도망친 여자’는 은곰상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인트로덕션’의 은곰상 각본상 수상은 세 번째 수상 소식이다.
‘인트로덕션’은 베를린국제영화제 소식지 스크린데일리 평점에서도 4점 만점에 3.3점의 점수를 기록하며 공동 1위에 올랐고, 해외 매체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는 신선도 지수 100%를 달성했다.
외신들은 “구성적인 복잡성과 신랄함, 그리고 자꾸 생각나게 하는 유머까지, 다양한 층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SCREENDAILY), “얼핏 보이는 것처럼 가벼운 영화가 아니다. 제목과는 반대로, 이 영화는 입문자를 위한 소개용이 아니라 오히려 홍상수 감독 영화 세계의 확장판이다”(VARIETY), “이 영화는 마치 짧은 이야기나 시와 같이, 표면에서 드러나는 것보다 더한 깊이와 디테일을 시사하는 작품을 만드는 홍상수 감독의 섬세한 작업을 보여준다”(THE GUARDIAN), “처음에는 이 영화가 그저 애피타이저처럼 느껴지더라도, 곧 전체 요리를 능가하는 요리를 먹는 기분을 느끼게 할 것이다”(DEADLINE)라고 평했다.
‘인트로덕션’은 세 개의 단락을 통해서 청년 영호가 각각 아버지, 연인, 어머니를 찾아가는 여정들을 따라간다. 배우 신석호, 박미소를 중심으로 김영호, 예지원, 기주봉, 서영화, 김민희, 조윤희 등이 출연한다.
올 상반기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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