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 보험료 다 받아준다고 10만원 보내라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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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직장인 김진우씨(가명)은 가입했던 보험을 해지하기 위해 인터넷으로 이것 저것 알아보던 중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라온 광고 하나를 봤다. 해약환급금 대신 납입한 보험료 전액을 돌려 받을 수 있도록 민원을 대신해 준다는 것이다. 김씨는 해당 민원 대행업체에 10만원의 착수금을 내고 민원 대행을 의뢰했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보험료를 돌려받지 못했다. 착수금이라도 돌려달라고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김씨는 얼마 후 해당 업체가 불법 행위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보험에 가입하고 오랫동안 유지하면서 혜택을 받으면 가장 좋지만, 피치 못할 사정이나 기존 보험계약에 불만을 느껴 보험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때 고객이 되돌려 받는 돈을 ‘해약환급금’이라고 한다. 가입 기간이 길거나 수익률이 좋을 경우에는 해약환급금이 이미 낸 보험료보다 많다. 문제는 대부분의 경우 납입한 보험료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보험에 가입한 기간 동안 보험회사에서 고객에게 제공한 보장에 대한 대가이긴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면 아까울 수 있다.
이런 점을 노리고 납입한 보험료를 전액 받게 해주겠다는 민원 브로커 업체들이 우후죽순 늘고 있다. 이들은 현재 가입된 보험계약뿐만 아니라 해약한 지 10년이 넘은 계약까지도 보험료를 돌려받을 수 있다며, 착수금과 성공 보수를 요구한다. 이런 식으로 받아내는 보험료는 문제가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불법이다. '변호사법'에 따라 '변호사가 아닌 자가 법률 사무를 취급하거나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상담이나 광고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월에 납입한 보험료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민원을 대행해주겠다는 명목으로 착수금과 성공 보수를 받은 한 업체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0만원의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과거에도 유사 판례가 있었다. 2017년 손해사정사 2명이 보험사에 보험금을 대리 청구해주고, 이 과정에서 보험사가 지급을 거절하는 등 협의가 잘 이뤄지지 않자 피보험자들을 대신해 이들의 이름으로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한 것이다. 이때 손해사정사들은 피보험자들로부터 보험금의 10~20%를 수수료로 받기로 했었다.
이에 대해 수원지법은 위법하다고 판단해 각각 벌금 700만원, 500만원을 선고했다. 즉, 손해사정사가 금품을 받거나 보수를 받기로 하고 피해자 측을 대리 또는 대행해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는 것은 손해사정사 업무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판단했다.
민원 브로커를 통해 실제로 민원이 해결되는 확률이 낮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업계에서는 브로커들을 통해 돌려받는 비율을 15% 미만으로 본다. 나머지 85%는 착수금 등의 명목으로 돈만 날리는 셈이다. 그렇다면 돌려받는 15%는 어떻게 된 걸까. 보험 브로커들은 통상 금융당국에 반복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라고 코치하고, 자신들도 같이 민원을 내는 식으로 돈을 받아 낸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한마디로 ‘생떼’를 써서 보험사를 공격하는데, 보험사들은 악의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여러가지 대외 평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지급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이렇게 지급된 보험금과 불필요한 민원 처리를 위해 투입된 인적자원 등은 결국 손해율을 높여 보험료 인상이라는 악순환을 만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보험과 관련한 불만이 생겼을 때는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을까. 보험업은 보험료를 내고 보험금을 받는 상품의 특성상 타 금융권 보다 민원이 많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소비자보호 부서 등을 운영한다. 보험 상품 관련 불만이나 문제가 생겼을 때는 우선 담당 설계사와 상담하거나 해당 보험사의 소비자보호 담당부서와 상의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후에도 불만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금융감독원 민원 사이트에 접수해볼 수 있다. 그래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정식 변호사를 선임해 재판을 진행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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