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날개는 품절인데, 남아돌아 할인..'닭가슴살의 굴욕'
'퍽퍽살' 이미지 강해 소비자들 기피
가슴살 안 팔리면 치킨 업체 재고자산도 증가 불가피
치킨 프랜차이즈, 할인·증정·순살메뉴로 소진 힘써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닭 날개, 닭다리 등 인기 부위가 품귀 현상을 빚는 와중에도 닭 가슴살은 갈수록 재고가 쌓이는 등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다이어트식으로 인기가 높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퍽퍽하다’는 인식 때문에 비 선호 부위로 낙인 찍혀 닭고기 가공업체는 물론 치킨 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닭 날개·닭다리는 인기 치킨 메뉴인 윙(닭 날개)과 콤보(닭 날개와 닭다리로만 구성)에 사용해 수요가 높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1위인 교촌치킨의 경우 부분육 제품 매출이 전체의 절반을 웃돌고, 경쟁 업체들도 부분육 메뉴를 경쟁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닭 날개·닭다리 수급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닭 날개·닭다리 등 부분육 수급이 난항을 겪는 가장 큰 원인은 조류 인플루엔자(AI)다. 부분육의 경우 프라이드에 주로 쓰이는 10호보다 더 큰 12호 닭을 사용한다. 육계업체가 AI에 따른 살처분과 이동 중지 명령을 우려해 평소보다 빨리 생계 출하를 결정하면서 12호 닭 수량이 줄어들었다.
그마저도 최근 코로나19로 급식 시장이 얼어붙으며 도계업체가 닭가슴살 재고 처리에 애를 먹는 상황이 됐다. AI 문제도 있지만 부분육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경우 쌓여가는 닭가슴살 재고를 감당하기 어려워 부분육 생산을 꺼리게 됐단 분석이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닭고기 가공업체와의 관계가 있기 때문에 부분육 구매 시 닭 날개, 닭다리살 같은 인기 부위뿐만 아니라 닭가슴살도 일부 구매하고 있다”라면서 “현재는 코로나19로 급식 업체의 닭고기 수요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 치킨 프랜차이즈에 닭가슴살을 일부 판매하더라도 결국 대량의 닭가슴살이 남을 수밖에 없어 부분육 생산을 지양하는 것”이라고 했다.
부위별 소비 불균형에 치킨 업계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교촌에프앤비의 경우 연결 기준 재고자산이 2017년 30억원, 2018년 33억원, 2019년 61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제너시스 BBQ는 같은 기간 재고자산이 51억원→74억원→89억원으로 증가했고 bhc는 15억원→16억원→18억원으로 늘었다.
BBQ 또한 닭가슴살 세트, 닭가슴살 소시지 등은 물론 황금올리브 순살, 황금올리브 속안심 메뉴를 개발해 판매 중이다. 지난달 18일부터는 자사 앱으로 치킨을 주문할 경우 ‘황금올리브 속안심 10조각’을 함께 증정하는 이벤트를 이달 7일까지 진행 중이다. 또한 bhc 또한 ‘골드킹 순살’ 등 순살 치킨 메뉴를 내놓으며 닭가슴살 소진에 나선 상황이다.
한국육계협회 관계자는 “닭가슴살이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라고는 하나 수요가 제한적이고 코로나19로 학교 급식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며 물량이 쌓인 상황”이라면서 “육가공업체들 또한 닭가슴살을 이용해 너깃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지만 닭가슴살을 선호하지 않는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근본적은 해결은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김무연 (nosmok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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