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 노린 묘목심기·닭 200마리 늘리기.."항공샷에 딱 걸린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이 광명시흥에 나무를 심어놓은 건 전형적인 투기꾼들의 수법이다. 그런 꼼수를 막기 위해 신도시 발표 전 항공사진을 다 찍어놓는다." (정부 관계자)
이번에 투기의혹이 제기된 LH 직원들은 매입한 토지에 수천그루의 묘목을 심었다. 투기꾼들이 보상액을 높이기 위해 주로 취하는 전략이다. 토지보상이 예고된 토지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일이다.
2018년 대구 농업기술원 이전으로 토지보상이 진행된 경북 상주시 사벌면에서도 대규모 나무심기 바람이 불었다. 보상금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토지주들이 나무를 심기 시작한 것. 여기에는 다른 지역의 조경전문업체까지 동원됐다.
토지보상용을 노리고 식재되는 묘목을 판매하는 조경전문업체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온라인 등을 통해 대놓고 '토지보상용 조경수와 유실수를 판매한다'고 광고하는 업체도 여럿이다.
토지보상법 등에 따르면 지장물(토지 위 건물, 공작물, 입목, 농작물, 기타 물건 등 사업에 필요치 않은 물건)의 경우에는 이전비용을 지급하는 게 원칙이다. 묘목 역시 나무값(취득비)을 보상하는 것은 아니고 이전비용이 나오는 구조다.
사과나무, 배나무 등 유실수는 이전비 외 영농보상이 이뤄지기도 하지만 보상비를 노려 나무를 심을 때는 이번 건과 같이 조경수를 심는 게 일반적이다. 죽은 나무에 대해서는 이전비용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관리가 까다로운 나무는 선호되지 않는 편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묘목을 싼값에 구해 심을수는 있겠지만 죽은 나무는 보상해주지 않기 때문에 보상까지 기간이 많이 남았다면 노임비, 관리비 등이 더 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LH직원들이 신도시 지정이 임박했다는 내부정보를 활용했을 것이라 예상되는 대목이다.
한 토지보상 관계자는 "기초 조사를 나갔을 때는 닭이 2마리 정도 있었는데 얼마 있다가 다시 가보니 200마리로 늘어나있을 때도 있었다"며 "어떤 집은 어느날 갑자기 벌통이 생겼더라"고 털어놨다. 이는 축산 보상을 노린 꼼수다.
축산보상은 영업손실보상을 준용해 휴업손실액, 시설이전비, 가축운반비 등을 보상하는데, 기준마리수 이하인 경우 휴업손실액은 보상되지 않는다. 기준마리수는 닭 200마리, 토끼·오리 150마리, 양·돼지·염소 20마리, 소 5마리, 사슴 15마리, 꿀벌 20군 등이다.
영농보상액을 높이려고 속임수를 쓰다 적발된 사례도 있다. 2015년 개발 예정지역에 값싼 묘삼(1~2년 된 인삼)을 심어놓고는 고가의 산양삼을 기르고 있다고 허위로 신고해 보상금을 챙긴 일당이 붙잡혔다.
영농보상금은 연도별 매출 등을 따져서 책정하기 때문에 단가를 높이기 위한 꼼수가 만연하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반적인 항공사진이 아니라 나무 하나하나까지 다 보일 정도의 정밀 사진을 직어둔다"며 "사업인정일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 지장물, 수목, 건축물이 갑자기 생겼는지 전부터 있었는지를 봐서 보상금을 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공람공고 후에는 개발행위를 제한해 과다하게 보상금이 지급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3기신도시의 경우, 공람공고일은 정부 정책 발표일과 동일하다.
이후 건축물의 건축·대수선, 공작물의 설치 또는 물건의 부가·증치하고자 하는 자는 특별자치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하며 시장·군수·구청장은 미리 사업시행자의 의견을 듣도록 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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