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동네서 100억대 자산가로" 1타강사의 인생역전 비결

최재원 2021. 3. 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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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콕]
여상진 수리논술연구소 대표
[머니콕] 비단 부동산·주식이 아니어도 돈을 버는 방법은 많습니다. 매일경제 새 코너 '돈터뷰 외전(外傳): 인생이머니'에서는 명사들의 인생과 돈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첫 주인공은 여상진 여상진수리논술연구소 대표(51) 입니다. 학창시절을 서울 신림동 달동네에서 힘들게 보낸 여 대표는 성공에 대한 확신과 치열한 도전으로 수리논술 1타강사이자 100억원대 자산가로 거듭났습니다. 그는 중견 자산운용사(골든브릿지자산운용)의 최대주주이자 요즘 핫한 와인레스토랑 목탄장·화빙장의 오너이기도 합니다.

여 대표는 매경과 인터뷰하면서 인생역전의 비결로 '뚜렷한 목표 의식' '할 수 있다는 도전정신'을 꼽았습니다. 그는 사회 계층화가 갈수록 심화돼 점점 더 하층부에서 상층부로 올라가기 힘들어진 것은 맞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청년들에게 조언합니다. "포기한 사람 중에는 성공하는 사람이 결코 나오지 않습니다. 성공하려고 하는 마음 자체가 수십억 원의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꼭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인생 바꾼 고3 7월 한 달

Q. 짧게 본인 소개 해주세요.

A. 제가 하는 일이 많습니다(웃음). 일단 수리논술이라고 하는 대학 입시 분야가 있는데 거기서 수학 강사입니다. 그리고 건물 좀 지어서 학생들 값싸게 살 수 있는 사업을 하고 있고요. 자산운용사도 하나 인수해서 대주주이기도 합니다. 또 와인을 좋아해서 와인 관련된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하는 일이 총 4가지입니다.

Q.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

A.고3 시절 목표로 한 대학을 가기 위해 공부를 엄청 열심히 했습니다. 그 당시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지나고 나서 보니 힘든 시기가 아니라 좋은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가장 힘든 시기는 현재입니다. 선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앞으로 인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죠. 모든 것을 선택해야 하는 지금이 가장 힘든 것 같습니다.

Q.인생을 바꾼 터닝포인트.

A. 고3 때였습니다. 고3 초반에 담임 선생님이 불러 상담을 했는데 제가 불려간 10명 가운데 9등이었습니다. 선생님이 "너는 잘 하는 줄 알았는데 이게 뭐냐"면서 "너는 가난하니까 ○○대학에 가서 안정적인 세무사 같은 직업을 하면서 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너무 큰 충격을 받았고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상담을 마치고 나오는데 발걸음이 철로 된 신발을 신고 계단을 내려오는 느낌이었습니다. 제 나름의 목표가 있었는데 그때까지 심각하게 생각을 안하고 있다가 그것을 처음으로 타인의 입으로, 그것도 담임 선생님의 입으로 들으니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입니다. 그때 처음으로 인생에 대해 고민하게 됐습니다. 그전에는 단지 가난하다는 것이 저를 누르고 있었는데, 고3 3월 첫째 시험이 끝나고 상담할 때 제 인생에 대해 처음으로 고민한 것입니다. 각오를 하고 4~6월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수학이 굉장히 어렵게 나오는 시기여서 수학만 정복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6월에 성적이 뚝 떨어졌습니다.

터닝포인트는 그해 7월 한 달이었습니다. 방학 한 달을 제가 정말 말도 안되게 보냈습니다. 그 한 달 이후 제가 바뀌었습니다. 인생의 모든 일을 대할 때 그 한 달 때문에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6월에 성적이 떨어지고 나서 스스로 도저히 납득이 안됐습니다. '수학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공부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문제집이 그렇게까지 종류가 다양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전국 문제집을 모두 다 외우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생각하고 한 달 동안 모두 외웠습니다. 이것저것 외우다 보면 보는 눈이 확 생깁니다. 그렇게 한 달을 보내고 모의고사를 봤습니다. 3월에 1등 하던 친구는 시험이 끝날 때까지 열심히 풀고 있었고, 저는 시험시간 110분 가운데 40분이 채 되기 전에 다 풀었습니다. 그 시험에서 저는 만점을 받았고 3월에 1등 했던 친구는 62점을 받았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담임 선생님이 종례시간에 "우리 반에서 서울대 갈 사람은 아무개밖에 없다"고 하시면서 저를 지목했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제가 인생에서 어떤 어려움을 만나더라도, 남들이 모두 불가능하다고 하는 얘기에 저는 오히려 흥미를 느끼게 됐습니다. 예를 들어 돈이 많아서 강남에 30억원짜리 아파트를 샀다는 얘기에는 흥미를 느끼지 않습니다. 말도 안되는 일을 해내는 사람들을 만나면 재미있고 제 삶도 점점 그런 쪽으로 가게 된 것 같습니다.

수리논술 강의중인 여상진 대표 <사진제공=여상진수리논술연구소>

수리논술, 학생들의 수요·눈높이에 초점

Q. 나만의 성공 필살기.

A. 일단 수학 학원의 성공 비결은 학생들한테 '본질'을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수리논술은 수능 수학보다 어렵습니다. 그런데 제가 학원을 열었을 당시 다른 학원들을 보니 수리논술 강의를 여름방학이나 수능이 끝나고 잠깐 하는 이벤트성 강의였습니다. 저는 수리논술을 수능 수학보다 체계적으로 1년 동안 학습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수리논술 대비 문제는 만들 수 있는 사람들조차 거의 없고 문제집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학 교수들을 뽑는 사이트에 공고를 내고 연봉 1억원을 제시하고 수리논술 문제만 출제하는 분들을 채용했습니다. 그걸 그대로 학생들에게 전달하면 힘들어하니까 제가 중간에서 이해하기 쉽도록 다듬는 작업 또한 거쳤습니다. 저는 이 과정이 상당히 본질에 접근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 입장에서 수리논술을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학습시간과 문제를 제공한 것입니다. 또 저는 강의가 연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려운 문제인데 단순히 풀어주기만 해서는 전달이 잘 안됩니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전달되면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강의 중에 아이들이 "아 저런 것이었어. 대박." 이렇게 느낄 수 있도록 굉장히 애썼습니다.

Q. 돈을 얼마나 벌었나요.

A. 학원에서 1년에 30억~40억원 정도 매출을 15년 이상 냈습니다. 누적 매출로 따지면 400억~500억원이 될 겁니다. 부동산도 가지고 있고 자산운용사 지분도 있고 하니까 따져보면 대략 자산을 예상(100억원대 정도)해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Q. 나에게 돈이란 무엇인가요.

A.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는데 고3 때는 돈이 없었습니다. 제가 서울대를 간 이유가 과외를 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당시 돈은 저에게 밥과도 같은 필수재였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바뀐 게 돈이 많으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최근에는 돈은 저에게 자유를 줄 수 있는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이 살기 위해 돈을 벌고 그걸로 먹고사는 구조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을 합니다. 정작하고 싶은 일은 다른 것인데 말이죠. 저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돈이 좋은 목적으로 합리적인 구조로 쓰이면서 저에게 자유로움을 줄 수 있을지에 있습니다.


성공하려는 마음 자체가 수십억 가치

Q. 무엇에서 가장 보람을 느끼나요.

A. 재작년에 우리 학원에 처음 온 한 여학생이 있었는데 재수를 했습니다. 처음 왔을 때 논술 100점 만점에 2점으로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학생 어머니로부터 들은 얘기인데, 이 학생이 제 강의를 듣고 수학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수능 수학도 같이 좋아지고 결국 가톨릭대 의예과를 진학했습니다.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죠. 그 학생의 답안에서 사고하는 방법이나 수준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제가 고3 때 했던 것처럼 그 학생도 기적처럼 인생을 바꾼 것이어서 더욱 그러했습니다.

또 제가 와인을 좋아하는데 제가 생각하는 와인을 마시는 방식이 있습니다. 스시집에 가서 스시만 20피스 먹으면 나중에 스시가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습니다. 너무 조용하니까 얘기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요. 그렇다고 시끄러운 일반적인 와인바에 가면 요리 수준이 떨어지죠. 저는 이 둘을 결합시키고 싶었습니다. 좋은 음악과 와인, 셰프가 조금씩 요리를 만들어주는 구조로 하면 어떨까. 실제 시도해보니까 사람들이 이걸 좋아하더라고요. 와인을 마시는 문화를 하나 제가 제공한 것입니다. 최근에 제가 연 레스토랑이 '화빙장'인데 불과 얼음의 장인이란 뜻입니다. 사람들이 처음에 그게 뭐냐고 하더니, 지금은 이름을 너무 잘지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상당히 큰 보람을 느낍니다.

Q.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것.

A. 어떤 선택을 하는 순간에 하나의 선택을 해서 이렇게 가는데, 그러지 말고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장 후회되는 것은 선택의 순간에 제가 주저하거나 이런저런 남의 말들에 휘둘려서 제 소신을 관철시키지 못한 경우입니다. 자산운용사 인수도 그런 부분에서 후회가 됩니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닌 금융 부문에서 어떻게 그런 큰 결정을 했는지 후회가 됩니다.

Q. 앞으로 인생의 최우선 목표.

A. 주변 사람들이 저를 만나거나 옆에 있는 존재 자체로 즐거운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단순히 돈이 많거나 학력이 높거나 말을 웃기게 잘하거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경험을 많이 하고 돈도 좀 있고, 여러 가지 분야에서 센스가 있어서 말을 안하고 있어도 그 존재감만으로 주변 사람이 좋은 에너지를 받거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사람, 다양성과 유연성을 갖춘 사람이 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Q. 청춘들에 전하는 한마디.

A. 제가 20대를 만나 직접 얘기할 기회는 없지만 신문 기사 등을 보면 가장 안타까운 것이 포기를 쉽게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저의 청춘 시절에도 포기할 사람은 포기했지만 그 비중이 요즘 더 높아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위로 올라가는 사다리가 끊어졌다고 합니다. 그게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분명한 것은 포기한 사람 중에는 성공하는 사람이 결코 안 나온다는 것입니다. 제가 수학 강의를 하니까 학생들에게 이렇게 설명합니다. "0과 1의 차이는 1과 2의 차이와 다르다. 0은 곱하기 100을 해도 0이지만, 성공 가능성이 1만 있어도 곱하기 100을 하면 100이 된다.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 도전의 횟수가 있으면 성공확률이 단 0.1이라도 곱하기를 하면 결국 목표까지 갈 수 있다. 그런데 도전을 안하고 성공하겠다는 생각도 없으면 아무리 곱하기를 해도 0이다." 평생 0으로 사는 사람들이 선사시대에도 있었을 것입니다. 지금은 사회구조가 복잡하고 단단해져서 성공하려고 하는 마음 자체가 수십억 원의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잘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최재원 기자]

※다음 머니콕에선 종잣돈 1억원을 156억원으로 부풀린 국내 주식투자계의 살아 있는 신화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의 '관점'을 소개합니다. 지금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놓치지 않고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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