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2만8500명, 마법의 숫자 아냐" 美국방부 차관 지명자, 감축 가능성 시사

조의준 기자 2021. 3. 6.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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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칼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지명자/연합뉴스

미 국방부 정책차관 지명자가 인사 청문회에서 주한 미군 병력 규모에 대해 “마법의 숫자(magic number)가 아니다”라고 했다. 대중 압박 전략 등 미국의 전략적 선택에 따라 현재 2만8500명 수준인 주한 미군은 언제든 감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콜린 칼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지명자는 4일(현지 시각) 상원 군사위에서 열린 인준청문회에서 ‘한반도 미군의 태세에 조정이 있어야 하는가’란 질문에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 의지는 흔들림이 없고 상호방위조약과 일치한다”면서도 “(한국 방위에 대한) 약속은 병력의 ‘마법의 숫자’나 특정 역량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전 세계 미군 배치 태세를 검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며 “나는 (주한 미군 관련) 결과를 예단하지 않겠다”고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주독 미군 철수 계획을 중단시키면서 주한 미군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전면적인 미군 재배치 검토 작업이 벌어지고 있고 주한 미군도 대상이란 것을 칼 지명자가 확인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미국은 미군 감축 카드로 동맹에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했다. 그러나 실제로 주한 미군 재배치 카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상관없이 미 국방부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미군을 한국과 일본 등 동북아에 집중 배치하고 있는 것은 전력 운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다.

실제 칼 지명자는 이날 중국의 위협과 관련한 질문에 “유사시 중국이 미국과 동맹을 이길 수 없도록 해야 한다”며 “인도·태평양 역내 미군 배치 태세는 보다 넓은 지역으로 분산돼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현재 미군은 동남아시아 등에 새로운 미군 기지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칼 지명자는 이날 ‘주한 미군이 한국 방어에 집중해야 할지, 아니면 다른 역내 문제에도 활용돼야 하는가’란 질문엔 “우리 군대가 최적화되고 전 세계에 떠오르는 새로운 위협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선 작전의 유연성(operational flexibility)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주한 미군이 동북아나 다른 국제적 분쟁 지역에 투입될 수 있도록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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