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수도 앉을 수도 없어.. 그냥 걸었다, 황무지를

김윤덕 주말뉴스부장 2021. 3. 6.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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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김윤덕 기자의 사람人] 장편 '2061년'으로 돌아온 소설가 이인화
'지옥설계도' 이후 7년 만에 장편 '2061년'으로 돌아온 이인화. "폭풍우가 휘몰아칠 때가 실은 가장 행복한 때였다고 믿고 싶다"는 그는 매일 오전 10시 서울 양천구의 오피스텔로 출근해 오전엔 책 관련 업무를 보고 밤 10시까지 글을 쓰다 퇴근한다고 했다.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그는 잊힌 사람이었다. 2017년 1월, 두 손이 포승줄에 묶여 특검으로 향하는 모습이 공개된 뒤 대중은 그를 잊었다. ‘최순실 광풍’이 몰아칠 때였다. 최씨 딸 정유라에게 학점 특혜를 준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이화여대 교수직에서 해임됐다. 언론은 그의 밀리언셀러를 인용해 “‘영원한 제국'의 몰락”이라고 썼다. 천재 소설가, 스타 교수로 각광받던 이름 석 자는 거품처럼 사라졌다. 대신 ’1129번'으로 불렸다. 6개월 23일 동안 갇혀 있던 서울구치소에서다. 용변 보는 일까지 감시하던 ‘카메라방’에서 불면에 시달렸다. 잠들기 위해 펜을 들었다. 독방에 갇힌 지 열흘 만이다. 구치소에서 파는 360원짜리 초록색 노트에 쓰고 또 썼다. 열아홉 권이 쌓였다. 4년간 벼리고 다듬어 최근 장편 ’2061년'을 발표했다. 다시 ‘이인화’란 이름으로. 출간 한 달이 안 돼 3쇄를 찍은 이 SF 스릴러의 소재는 뜻밖에도 세종 이도(1397~1450)가 만든 문자, 훈민정음이었다.

# ‘명성에 의해 구축된 자아상은 모래같이 쉽게 허물어졌다. 평소에는 도덕적 자만심과 자기 확신에 차 있지만, 비난을 받고 감옥에 처박히면 교수들은 대개 맨정신을 유지하지 못했다.’(16쪽)

-주요 출판사들이 출간을 거절했다고 들었다.

“내 책을 많이 내주신 출판사 사장님께 전화드렸더니 ‘기다려 보자,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다’고 하시더라. 또 다른 출판사에 ‘원고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하자 일정을 보겠다 하고는 연락이 없으셨다. 그제야 내가 문단 선후배들을 곤란하게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적폐’인 내 책을 냈다가 불매운동이라도 일어나면 출판사가 곤욕을 치러야 하는데 미처 그 생각을 못했던 거다.”

-섭섭했나.

“아니다. 나는 이미 5년 전 외톨이가 되었다. 세상과 단절된 것이다. 모두가 내 탓이라 그저 죄송할 뿐이다.”

-1인 출판을 했다. 집필도, 교정도, 편집도 모두 혼자서 다 한 건가.

“배송, 마케팅까지 혼자 한다. 일이 고된지 대상포진을 앓았다. 아침 10시 출근해 주문 전화 받고 팩스 점검하고 나면 오전이 다 간다. 한번은 경북 구미 한 서점에서 책이 안 왔다고 항의해 50권을 양손에 들고 우체국으로 달려간 적도 있다. 정말 무겁더라(웃음). 대형서점 마케팅도 해봤다. 책을 안 받아주면 어떡하나 했는데 1인 출판사라고 따로 비용을 받지 않고 매대에 진열해줬다. 너무 감사했다.”

-최순실, 정유라와는 평소 친분이 있었나.

“전혀 모른다. 문제가 된 강의 ‘K무크-영화스토리텔링의 이해’는 학생 2956명이 들었다. 강의 한번 끝날 때마다 댓글이 100개씩 달리고, 거기 답글 다느라 정신이 없었다. 시범 강의여서 큰 잘못이 없으면 거의 다 학점을 줘서 통과시켰다. 그중 하나가 정유라였던 거다. 윗분들 부탁도 있었고, 체육특기자에게 가산점 주는 건 관행이었는데, 그때부터 죄가 됐다. 모두가 내 부덕의 소치다.”

-억울한가?

“다른 건 괜찮은데 내가 조교를 협박했다거나, 그래서 검찰에서 조교와 대질신문 했다는 것, 내가 정유라 대리 수강까지 신청했다는 건 검찰 조서에도 없는 가짜 뉴스다. 사건 당시엔 모두가 흥분해서 불명확한 기사를 쓸 수 있지만, 지금까지도 나무위키 같은 사이트에 그런 거짓들이 사실인양 적혀 있어 고통스럽다. 판결문과 검찰 조서를 수차례 보내 내용을 수정해달라고 요청했는데도 들어주지 않더라. 그래서 나무위키 사용자 세 명을 고소했다.”

#”토니, 설 수도 누울 수도 앉을 수도 없으면 어떻게 해? 그냥 걷는 거야. 황무지를.”(46쪽)

-구치소 생활은 견딜 만했나.

“바깥 출입이 금지돼 독방 안에서 6개월을 정좌한 채 지내야 했다. 매주 목요일 2시가 샤워 시간인데, 24명이 줄을 서 있다가 내가 들어가니 모두 쳐다보더라. 몸에 문신 없는 사람이 나밖에 없었다. 세상의 밑바닥을 떠돌며 더 강해 보이려 새긴 문신들이었다.”

-영화에선 그런 사람들에게 맞기도 하던데.

“그런 건 없고(웃음), TV에서 봤다며 되레 날 걱정해주더라.”

-구치소에서 나왔을 땐 자유를 느꼈나.

“처음엔 감옥 안인지 밖인지 분간이 안 됐다. 사람들과 연락이 다 끊긴 데다, 국정 농단과 옷깃만 스쳐도 ‘백안시(白眼視)’되는 분위기였다. 말 그대로 ‘흰자위’ 보이는 눈이 느껴져 사람을 만나기가 무서웠다. 그래서 여기(오피스텔) 들어앉아 소설만 썼다. 지난 5년간 사회활동이라고는 없다가 소설 내고 독자들에게 책 부쳐드리고 피드백 받으면서 내가 비로소 살아 있다는 걸 느낀다.”

-글 쓰는 시간 외에는 뭘 했나.

“본향인 안동에 소설과 관련한 취재를 위해 다녀오거나 등산을 했다. 대모산도 가고 북한산도 가고. 산 위에서는 세상이 작아 보이니 덜 무서웠다.”

-가족들이 가장 힘들었을 것 같다.

“특검의 가택 수사가 두 번 있었다. 둘째가 그때 고3이었다. 정말 미안했다. 그래도 가족이 있어서 내가 죽지 않고 살았다.”

-구치소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는 연락하시나.

“흥신소 일을 하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들어온 사람이 있는데, 출소 후 전화가 왔다.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직후인데 대뜸 ‘형님, 노무현 시즌2입니다, 뭐라도 사셔야 합니다’ 하더라. 강동구에 5억짜리 아파트가 나왔는데 빨리 사라는 거다. 보통 불륜 커플을 추적하다 잠시 쉬면서 대기하는 곳이 부동산 사무소인데 거기서 이문이 트였단다. 요즘 세태를 보니, 책이 아니라 발바닥으로 얻는 민초들의 지혜가 더 무섭고 대단하다는 걸 알겠다. 그때 그의 말을 들었어야 했다(웃음).”

#천지자연의 소리는 모두 언어이기에 천지자연의 문자가 있다.(108쪽)

이인화(55)는 서울대 국문과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29세에 이화여대 교수가 됐다. ‘양귀자론'으로 평단에 데뷔했고, 정조의 독살 미스터리를 다룬 소설 ‘영원한 제국’이 대히트하면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국내 최초 스토리텔링 저작 지원 프로그램인 ‘스토리헬퍼’를 개발하면서 인공지능에 매료됐다. 이번 신작도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2061년 미국 워싱턴과 1896년의 조선을 오가며 펼쳐지는 타임슬립 소설이다. 1443년 세종이 만든 문자가 인공지능의 소리와 생각을 표기하며 2061년 세계 공용문자가 된다는 파격적인 설정이다. 인공지능 권력에 맞서는 여러 세력이 AI 디지털 데이터의 원형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차지하기 위해 1896년 조선 제물포에서 격돌한다.

이인화가 서울구치소에 갇혀 있던 6개월 23일 동안 구치소에서 지급하는 360원짜리 초록색 노트에 써내려간 초고들. 겉장에 '공황장애 치료용 원고'라고 적힌 이 노트는 모두 19권으로 소설 '2061년'의 초고가 됐다.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왜 한글, 아니 이도 문자인가?

“한글박물관이 진행한 ‘인공지능 세종 프로젝트’에 참여할 때, 로마자의 음성 인식이 굉장히 어렵다는 걸 알았다. 현란하리만큼 다양한 기계 흡착음, 당김음, 떨림음, 공명음을 가진 인공지능 앞에 로마자는 무용지물이었다. 그에 비하면 한글의 음성 인식은 놀랄 만큼 빠르고 정확하다. 순경음, 반치음 등이 남아 있던 15세기 한글은 초성·중성·종성을 결합해 398억5677만2340종의 분절음을 표기할 수 있다. 이건 내 주장이 아니라 학자들 분석이다. 만물의 소리를 표기할 수 있는 한글 데이터로 인공지능을 돌리면 전 세계 인공지능 데이터가 자연히 한글화하지 않을까란 상상에서 출발했다.”

-‘국뽕’으로 치부되기 쉬운 설정이다.

“한글, 이도 문자의 힘에 대해 우리가 잘 모르기 때문이다. 세종 이도가 발명한 문자는 인류공동체에서 굉장히 중요한 문자다. 전 세계 문자 창작자들이 모이는 동아리가 있는데 거기서 이도는 신(神)이다. 어떻게 만들어도 한글 이상의 문자가 나오지 않는다며 감탄한다. 가장 발달된 문자, 모든 언어가 꿈꾸는 알파벳이다. 이런 알파벳을 대영제국이나 미합중국이 아니라 한국인이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일종의 ‘문자학적 사치’로 여겨졌다. 자연만물은 물론 인공지능의 소리까지 표기할 수 있는 한글은 우리 후손들이 먹고살 수 있는 자산이 될 수 있다.”

-그래도 세계 공용 문자가 된다는 설정은 여전히 황당하다.

“한글은 소리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문자다. 영어 ‘Lady’를 ‘을레이디’라고 표기할 수 있는 게 한글이다. 음성문자이자 자질문자이기도 하다. ㄱㄴㄷ, abc 같은 음소 밑에 존재하는 더 작은 단위가 자질이다. 한글은 또 수학이다. ㄱ 에 한 획을 더하면 ㅋ이 되고 ㄷ 에 한 획을 더하면 ㅌ이 된다. 다이아몬드로 커팅된 것 같은 정교한 체계로 돌아가면서 398억개 분절음을 만들 수 있다. 인공지능이 지성체가 되면 말을 하려고 할 것이고, 인간의 발성 능력을 넘어서는 AI의 소리를 표기할 수 있는 건 이도 문자, 한글밖에 없다. 인공지능에 딱 맞는, 소리에 대한 제어 계측 코드에 가장 가까운 초일류 문자를 가지고도 한국은 인공지능에서 삼류 아니 등급외로 밀려나고 있다.”

-우리의 인공지능 개발 수준이 후지다는 뜻인가.

“‘수퍼글루벤치마크’를 아는가? 인공지능들의 수능시험이다. 9개 과목의 시험를 쳐서 매번 순위를 매기는데 1위가 마이크로소프트, 2위가 중국 인공지능인 왕자루, 3위가 휴먼베이스, 즉 대졸 일반인, 4위가 구글, 5위가 화웨이, 6위가 알리바바다. 삼성도 없고 네이버도 없다. 우리가 조선시대 사람들을 욕하지만 후손들은 우릴 욕할지도 모른다. 일자리와 먹을 게 없는데 무슨 민주주의인가. 일자리가 소멸하고 중산층이 붕괴되고 빈부격차가 확대되면 계급입법을 하는 포퓰리즘이 득세한다. 삼권분립과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독재가 등장한다.”

# 지진이 나고 폭풍우가 휘몰아칠 때가 사실은 가장 행복한 때라고 믿고 싶다 (381쪽)

-신작을 3쇄 찍었다.

“오명을 뒤집어썼는데도 이만큼 읽어주시니 놀랍고 감사한다. 글을 쓰지 못했다면 무너졌을 것이다. 문학이 적어도 개인은 구원할 수 있더라. 그게 설령 현실 도피여도.”

-SF 스릴러이지만, 군데군데 작가의 독백이 눈에 띈다. 가령 ‘이데올로기는 특정 파벌의 이익을 국가와 민족의 보편적인 이익으로 위장한다’ 같은 문장들.

“둘로 나뉘어 싸우는 양쪽 모두 ‘나라와 국민의 뜻’이라고 우기지만 냉철하게 보면 국민을 위한 것은 하나도 없고 다 자기네 이익을 위한 것이다. 모두 자기 시대, 자기 이데올로기에 갇혀 있다. 사람을 바꾸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 대중이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자기 시대를 넘어 미래를 보아야 한다.”

-박정희를 다룬 3부작 ‘인간의 길’(1997년)을 발표한 뒤 극우로 비난받았다.

“(발표한) 시기가 좀 빨랐을 뿐이다. 제자들에게 욕과 비난을 들었지만, 나는 극우가 아니다.”

-왜 박정희를 높이 평가하나.

“유신헌법은 잘못이지만, 나라를 가난에서 벗어나게 한 그의 피땀눈물에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 박정희가 포항제철과 경부고속도로를 만들지 않았다면 우리가 지금 어떻게 살았을까. 그의 정적이었던 김대중도 모두의 반대를 물리치고 IT 인프라를 깔았다. 둘 다 굉장히 먼 미래, 국가의 공공선을 생각할 줄 아는 지도자들이었다. 지금은 누가 봐도 해야 할 일을 아무도 안 한다.”

-인공지능 얘긴가.

“‘AI의 인간 자질 위조 금지법' ‘AI의 전문직업 완전 대체금지법’ ‘AI의 전쟁 관리 금지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시대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AI가 인간 지능을 초월하는 시기를 2045년으로 봤다. 작년에 범용 인공지능 GPT-3가 나왔다. 구글에 ‘GPT3wisebeing’이라고 치고 질문하면 진짜 사람처럼 답을 한다. ‘코로나 지원금이 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지 못하는가’ 물어보라. 그 답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어떤가. 이제 겨우 GPT-2의 경량화 버전을 만드는 수준이다.”

-인재가 없는 걸까.

“비전과 의지가 없다. 한글에 숨겨진 힘을 모르니 우리가 어떻게 인공지능 시대를 선도해갈까 하는 생각 자체가 없는 거다. 이러다간 한글도 중국이 가져간다. 세종의 천재적 발상이 필요하다. 누가 물시계를 보고 언어와 결부시킬 생각을 했겠나. 물이라는 아날로그 신호를 시계라는 디지털 신호로 바꾼 게 알자자리의 이슬람시계다. 물을 시계로 바꿀 수 있다면 소리도 문자로 바꿀 수 있겠다고 생각한 사람이 세종이었다. 명의 혹독한 탄압에도 세종이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만든 문자의 가치를 정작 우리만 모른다.”

-소설엔 이승만도 등장한다. 이승룡이란 이름의 코믹한 캐릭터로.

“이승만은 지석영과 함께 최초로 한글을 공용어로 쓰자고 주장한 분이다. 주시경은 그들 뒤에 나왔다. 소설 속 캐릭터가 고집스럽고 코믹한 건 인간미 있는 모습으로 그려보고 싶어서였다. 이승만이 없었다면 한글도, 자유민주주의도 안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문학이 죽었다고 한다.

“스토리를 천대해서 그렇다. 문장만 강조하다 보니 아무도 읽지 않는다. 스토리로 메시지를 전달할 능력을 잃은 것이다. 문장은 이제 GPT-3(인공지능)가 더 훌륭하고 아름답게 쓸 수 있다. 순수문학의 개념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강단이 그리운가.

“열정으로 가르쳤고 학생들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제 소설만 쓸 것이다.”

# 가을 나무가 열매를 떨구는 것은 살아보려는 순수한 마음이지 세상의 인정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382쪽)

이인화의 본명은 류철균이다. 염상섭 소설 ‘만세전’ 주인공 이름을 차용했다. “나처럼 심약하고 우유부단한 사람이어서….” 차기작으로 준비 중인 ‘노름꾼’(가제)은 자신과 정반대인 사내 이야기다. 경북 안동의 독립운동가 김용환. 구한말 유학자 서산 김흥락의 손자로, 평생 종가집 재산 팔아 도박을 했다고 파락호로 손가락질 받다 죽은 사람이다. 그러나 해방 후 그 돈이 모두 독립군 자금으로 들어간 사실이 밝혀진다. 숨을 거두기 전 세상에 진실을 알리라는 권유에 김용환은 말한다. “선비로 마땅히 할 일을 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말게.” 이인화는 “김용환은 내가 상상하고 듣고 본 사람 중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했다. “때리고 맞는 건 참을 수 있는데 경멸받는 건 견뎌내기 힘든 일이다. 그걸 다 이겨낸 그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떨린다. 부끄러워진다.”

쓰러졌지만 다시 일어서기 위해 쓴다. 경멸의 눈길은 여전하나, 그는 조촐한 희망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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