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게임 아이템 확률 공개, 택진이형은 응답하라
게임사들의 확률형 아이템이 사행성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게임사 넥슨이 게임 이용자들의 ‘투명성’ 요구에 응답하고 나섰다. ‘확률 조작’ 의혹이 불거진 PC게임 메이플스토리를 포함한 자사의 모든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 이용자에게 강한 캐릭터나 좋은 무기를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을 ‘뽑기’식으로 파는 것이다. 하지만 ‘로또급’ 낮은 확률에다 운용 기준도 불투명해서 게임 이용자들의 공분을 샀다. 넥슨은 엔씨소프트와 함께 비판의 표적이 돼왔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5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넥슨 게임을 대하는 이용자들과 사회의 눈높이가 달라지고 있는데도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다”며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넥슨이 서비스하는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오늘부터 공개한다”고 했다. 확률 공개 약속이 제대로만 지켜진다면 이용자들이 게임사에 속절없이 호주머니를 털리는 일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학계와 정치권이 게임 업계에 확률 공개를 요구해온 것도 이런 이유였다.
게임 이용자들의 시선은 이제 엔씨소프트를 향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인기 모바일게임 리니지2M에서 “2억원을 써도 안 나온다”는 말이 나올 만큼 극단적인 확률형 아이템(신화 무기)을 선보여 논란을 촉발했다. 엔씨소프트는 그러나 “신화 무기 제조 과정의 확률은 공개 대상이 아니다” “이용자 의견을 들어가며 검토해 나가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학자들로 구성된 한국게임학회는 “영업비밀이라 공개할 수 없다는 게임회사들의 논리는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확률형 아이템은 엔씨소프트에겐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매출 2조1462억원을 기록하며 처음 연매출 2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 중 모바일 리니지 매출이 69%나 된다. 엔씨소프트는 야구단 NC다이노스의 작년 한국시리즈 우승 때 리니지 게임의 상징과도 같은 ‘집행검’을 들어 올리는 세리머니로 전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지금은 “확률형 아이템으로 가장 돈을 많이 번 회사가 이용자들을 ‘봉’으로만 안다”는 국내 이용자들의 비판에 응답할 차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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