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세 노학자의 손·발·귀·입 이야기
성호준 2021. 3. 6. 00:21
최명 지음
포럼
서울대 정치학과 명예 교수로 주당이었던 저자는 2014년 『술의 노래 나의 술벗 이야기』를 내더니 2018년 술을 끊고 『술의 반란』을 썼다. 이후 몸에 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됐다. 손과 발, 귀, 입 등 몸을 사전 형식으로 해부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읊는다.
몸과 마음에 관한 책이지만 이는 소재에 불과하다.
발에 관한 내용 중 일부다.
“맨발이 매혹적인 경우도 있다. 에바 가드너가 주연한 ‘맨발의 백작부인’을 보면 안다 (…) 예전 사람들은 발을 남에게 보이는 것을 꺼렸다. 집에서도 버선이나 양말을 신었다. 조지훈의 시 ‘승무’에서 맨발로 추는 승무를 상상해 보라. 외씨버선은 아름답다. 구두 신은 것도 예쁠 것이다. ‘빨간 구두 아가씨’가 생각난다.”
발에 관해 말하면서 세기의 미인이 나온 서양 영화, 조지훈의 시, 60년대 가요까지 관통한다. 81세 노학자의 긴 여정의 이야기와 철학이 책에 담겼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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