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교황 이라크에 갔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2021. 3. 5. 22: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 의해 수정되어 본문과 댓글 내용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이라크 내 박해받는 그리스도교도 격려키로...코로나 감염과 신변 보호 비상
5일 이라크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함 살레 이라크 대통령 부부와 대통령 궁 내부를 돌아보고 있다./AFP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5일(현지 시각) 역대 교황 중 처음으로 이라크를 방문했다. 가톨릭 2000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앞서 1999년 요한 바오로 2세가 이라크 방문을 추진했지만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방문 계획을 철회한 적이 있다.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교황이 해외를 방문하는 것도 처음이다.

교황은 3박4일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비롯해 주요 도시를 방문하고 이슬람 시아파 지도자들과 만남을 갖는다. 교황은 가톨릭과 이슬람 사이 종교 간 화합을 강조할 예정이며, 바르함 살리흐 이라크 대통령과 만나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차별과 위협에서 보호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프란치스코(가운데 흰옷 입은 사람) 교황이 5일(현지 시각)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국제공항에 도착해 무스타파 알카디미(교황 오른쪽) 이라크 총리의 영접을 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라크는 그리스도교의 한 갈래인 아시리아 동방교회가 자리잡았던 곳이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이라크 내 그리스도교가 남긴 문화와 역사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교황의 이라크 방문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보도했다.

이라크에서는 2000년 무렵 그리스도교 신자가 150만명 안팎까지 있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독재자 사담 후세인 통치 기간에도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차별은 받았지만 안전을 위협받지는 않았다. 그러나 후세인이 제거된 이후 테러 집단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의 잇따른 종교 박해로 그리스도교 지도자들이 살해되고 교회가 공격당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AFP 연합뉴스

알자지라는 종교 박해로 최근 20년 사이 100만명이 넘는 그리스도 교인들이 다른 나라로 떠나 지금은 많아야 30만명가량만 이라크에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교황의 이라크 방문은 그리스도교의 오랜 뿌리를 확인하고 동시에 위험 속에서도 신앙을 지킨 신자들을 격려한다는 의미가 있다. 교황은 7일 이라크 북부 아르빌의 그리스도교 난민 거처를 방문할 예정이다.

교황은 4일 출발에 앞서 영상 메시지를 띄워 “고대 문명의 요람인 이라크에서 주민들을 만나기를 기대한다”며 “다른 종교를 믿는 형제자매와 함께 기도하자는 바람으로 형제애를 찾는 ‘평화의 순례자’ 자격으로 간다”고 했다.

BBC는 이번 교황의 이라크 방문을 둘러싸고 코로나 감염 위험과 불안정한 현지 정세에 따른 신변 위협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교황이 방문을 고집했다고 전했다. 이라크 정부는 1만명의 병력을 동원해 교황을 보호할 예정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