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만나자, 곧바로"..오세훈 "봅시다, 조만간"
방식은 동상이몽..기싸움 예고
안 "2번 달고 출마할 생각 없어"
[경향신문]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최종 관문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팽팽한 기싸움이 시작됐다. 두 후보 모두 ‘무조건 단일화’를 다짐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쉽게 샅바를 내줄 수도 없는 입장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등록일인 오는 18~19일까지 약 2주일간 팽팽한 ‘단일화 줄다리기’가 전망된다.
오세훈 후보는 5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큰 틀에서 서로 마음을 열고 일단 만나서, 시원하게 단일화가 이뤄지면 좋겠다”며 “어느 순간에는 자잘한 조건은 제쳐두고 통 크게 합의하는 모습이 반드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도 KBS라디오에서 “단일화는 반드시 된다. 그걸 거스르는 사람은 앞으로 정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화 대의에는 이구동성으로 찬성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단일화를 할 것인가에 대한 입장차는 여전했다. 오 후보는 “곧바로 만나자”는 안 후보 측 제안에 “조만간 만나뵙게 될 것 같다. 빨리 만나면 좋다”면서도 “당과도 일정, 형식을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연일 ‘속도전’을 강조하는 것과 비교하면 다소 뜸을 들이는 모습이다. 당내 경선에서 후발주자로 출발해 역전극을 일궈냈던 것처럼, 안 후보와의 대결도 시간이 갈수록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보는 것이다.
단일화 방식에 대해서도 안 후보가 “100% 여론조사가 최선의 방법이다. 저도 금태섭 전 의원과 100% 여론조사를 했고 국민의힘도 100% 여론조사를 했는데, 같은 방법을 쓰는 게 당연하다”고 답한 반면, 오 후보는 “승자 독식이 아니라 화학적 결합이 가능한 방안을 모색해 보자”며 온도차를 보였다.
국민의힘 일각에서 단일화 승패와 무관한 ‘2번 출마’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 안 후보는 “국민의당 지지자가 10% 정도 되는데 그분들이 흔쾌히 지지를 할 수 있겠냐”며 재차 거부 입장을 밝혔다. 기호 문제 등으로 단일화 협상이 결렬될 경우 후보직 사퇴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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