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총장 추천위 '스타트'..'기수 역행' 총장 나올까

박윤예 2021. 3. 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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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이성윤·한동수 유력 거론

법무부가 다음 주부터 검찰총장 후보 추천을 위한 추천위를 꾸리기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총장 후보군이 안개 속인 가운데 윤석열 검찰총장보다 선배 기수인 검사가 후임 총장이 되는 '기수 역행' 사태가 벌어질지 주목된다.

5일 법무부에 따르면 윤 총장의 사표가 수리되자 곧바로 검찰총장후보 추천위원회 구성 작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총장후보 추천위는 법무부 검찰국장을 포함한 당연직 위원 5명과 비당연직 위원 4명 등 총 9명으로 꾸려진다. 비당연직 위원은 검사장급 출신 인사 1명과 학식과 덕망을 갖춘 비변호사 출신 3명으로 구성된다. 비당연직 위원을 선임하여 추천위를 구성하기까지 한 달 가까이 걸릴 전망이다. 통상 총장을 선임하기까지 최소 두 달은 걸린다.

차기 총장 후보로는 다양한 인물들이 거론된다. 문재인 정부는 기존 서열을 파괴하고 검찰총장을 발탁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2년간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윤 총장(사법연수원 23기)을 2019년 7월 다섯 기수 선배인 문무일 총장(18기)의 후임으로 기용했다. 당시 다섯 기수 사이에 낀 고검장, 검사장이 20명에 달했다. '기수 파괴' 인사였던 셈이다.

후보군 가운데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20기),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23기),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24기)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윤 총장보다 선배인 검사들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려 주목된다. 제5공화국부터 43대 윤 총장에 이르기까지 항상 선배 기수가 후배 기수에게 총장직을 물려줘 왔다. 윤 총장보다 선배인 기수(18~22기)가 후임 총장으로 선임되면 사상 첫 '기수 역행'인 셈이다.

'기수 역행' 후보군으로 19기에서 봉욱 전 대검 차장검사와 조은석 감사원 감사위원이 언급된다. 20기에는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과 이금로 전 법무부 차관이 있다.

윤 총장과 동기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으로 또다시 '직행'하는 것은 정부에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사건을 수사하는 중앙지검장의 정치적 중립성이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1988년 총장 임기제 도입 이후 서울중앙지검장이 곧바로 검찰총장에 임명된 것은 2011년 한상대 총장, 2019년 윤석열 총장 뿐이었다. 2017년 문재인 정부는 서울중앙지검장을 종래와 같이 검사장급으로 환원시켰던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장이 2005년 고검장급으로 격상된 이후 정치적 사건 수사에 있어 총장 임명권자(대통령)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바로 검찰총장으로 선임해 자신들의 원칙을 스스로 허물었다. 이번에도 또 서울중앙지검장에서 검찰총장으로 가는 '직행 인사'가 나오면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반면 윤 총장의 후배 기수도 거론된다. 총장 직무 대행을 맡은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와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은 24기다. 이들은 '기수 순행'인사인 셈이다. 조 차장검사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때 검찰국장을 거쳐 대검 차장검사로 승진했다. 윤 총장과 추 전 장관이 대립하는 과정에서 추 전 장관에게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 철회'를 호소하는 공개 글을 올려 정권에 밉보였다는 얘기도 나온다. 판사 출신인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은 윤 총장 징계 국면에서도 친여 성향의 목소리를 냈었다.

첫 비검찰 출신 총장 인사도 가능하다. 문재인 정부는 지금껏 검찰 출신 인사 등용을 꺼려왔다. 첫 검찰 출신 민정수석으로 신현수 수석을 발탁했으나 '신현수 사의 파동'을 일으켜 임명된 지 2개월여 만에 청와대를 떠났다. 지난 4일 후임으로 민변 출신인 김진국 민정수석을 임명했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검찰청법에 따르면 검사 외에도 판사나 변호사로 15년 이상 일한 경력있으면 총장이 가능하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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