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는 아이의 첫 1000일 어떻게 키우나

윤이레 2021. 3. 5. 17:2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첫 1000일은 아이의 발달에 중요한 시기 

영국 정부차원에서 학부모들과 유치원에 미취학아동 교육 프레임워크를 제시 


아이가 태어난 후 1000일 동안의 발달은 아이의 인생에 분명히 좋은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보고 되고 있다. 그럼 1000일 동안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할까? 이 질문을 영국 정부가 대답한다면 우리들에게 미취학아동을 위한 교육 프레임워크를 제시해줄 것이다.


영국 내에서도 잉글랜드는 아이들이 만 4세때부터 Primary School(초등학교)에 입학하는데, 잉글랜드 정부는 입학 전에 발달사항들을 충족하고 보낼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Nursery (만0-5세 학기제 없는 잉글랜드의 유치원), pre-school(학기제 시스템을 적용한 만3세 잉글랜드의 유치원) 그리고 부모들에게 만0-5세 Early Years Foundation Stage (이하 EYFS) 교육 프레임워크를 제시한다. 


그렇다면, 잉글랜드의 EYFS 교육 프레임워크란 무엇인가?


영국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가 통합된 연합국이다. 단일국가이지만 교육정책은 각 국가마다 약간 다르며 EYFS에도 차별화된 프레임워크를 제시한다. 4개국 중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차지하는 잉글랜드 EYFS 교육 프레임워크가 제공하는 것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양질의 일관성 있는 교육을 추구한다. 다시말하면, 어느누구도 뒤떨어지는 아이 없이 동일한 교육 상태를 유지하도록 노력한다는 것이다. 


둘째, 안정적인 교육 토대를 제공한다. 각각의 아이는 개별적인 교육상태가 있으므로 그 아이의 교육 상태를 리뷰하며 학습하도록 한다. 


셋째, 부모, 양육자, 선생님이 협업 관계를 맺는다. 아이의 발달사항을 공유함으로써 부모 혹은 양육자와 선생님이 함께 아이를 양육하는 관계를 이어간다. 


마지막으로 교육의 균등한 기회를 제공한다. 인종, 나라별로 차별하지 않고 모든 아이들에게 교육을 제공한다. 이상 4가지의 원칙을 토대로 아이들의 발전을 위해 발달 사항에 따른 교육 목표를 지정하고 그 교육 목표를 기반으로 프로그램들 만들어 아이들을 교육하고 있다. 


교육 목표는 다음과 같은 표의 내용으로, Year1(초등1학년) 되기 전의 아이의 학습과 발달의 발전을 위해 교육 제공자들이 아이에게 가르쳐야하는 항목들이다. EYFS가 추구하는 학습과 발달 항목은 아이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 필요한 넓은 영역의 기술, 지식, 태도를 담고 있다. 또한 7가지 발달 항목은 아이의 발달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선생님, 양육자, 부모들에게 아이에 대해 더 잘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잉글랜드 Early Years Foundation Stage 프레임워크 ©잉글랜드 정부 2021 EYFS 보고서


EYFS 프레임워크는 효과적 교육학습을 위해 놀이와 탐색을 통한 경험적 교육(heuristic education)을 우선적 가치관으로 삼는다. 그래서 아이가 어려워하더라도 작은 도전을 통한 성취를 누릴 수 있도록 선생님, 양육자, 부모들에게 당부한다.


너서리, 프리스쿨은 EYFS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까? 


필자의 아이가 다니는 프리스쿨은 아이들을 개월별로 두개 학급으로 나눈다. 잉글랜드 정부에서는 선생님 대 학생 (만3-4세) 비율을 1:8에서 1:13까지만 법으로 허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개의 반에 아이들의 비율에 따라 여러명의 선생님이 아이들을 다 같이 관리하고 그중에 각각의 아이를 집중적으로 관리해주는 선생님을 내 자녀의 ‘Key person’(집중관리 교사)으로 부른다. Key person은 아이의 활동을 7가지 영역으로 구분하여 평가하며, 첫 학기 때는  아이가 잘하는 영역 및 향후 개선영역을 부모 혹은 양육자에게 보고해준다. 인상 깊었던 점은 아이가 숫자를 공부할 때 암기방식이 아닌, 장난감을 이용해서 숫자 놀이를 하고 아이가 key person에게 직접 숫자에 대해서 설명하며 대화하는 방식으로 교육이 진행되었다.


프리스쿨에서 아이의 활동 관찰하여 EYFS 프레임워크를 토대로 쓴 보고서. 아이가 놀이를 통해 숫자 학습을 하는 모습에 대한 선생님의 피드백이 담겨있고 EYFS 프레임워크 기준의 발달 영역과 교육목표를 활용했는지 설명해준다.


영국 부모들은 아이가 태어난 후 EYFS를 어떻게 활용하고 평가할까?


잉글랜드 정부에서는 부모나 양육자에게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활동, 그룹이 무엇이 있는지 Child and Family Centre (아이가족센터) , City Council(시청), City Council Library(시립도서관) 등의 정부기관을 통해서 정보를 전달한다. 


Cambridge City Council에서 부모와 양육자에게 EYFS 프레임워크를 바탕으로 제안한 10가지 활동 ©Cambridge city council부모 가이드라인 보고서


Cambridge City Council Library(캠브리지 시립도서관)에서 하루에 30분간 무료로 주최하는 Rhyme time. Rhyme time은 EYFS의 활동 중 하나로 도서관 Rhyme time은 부모들과 아이들이 즐겨 찾는 그룹활동이다. 필자의 아이가 태어난 후 Nursery Rhyme(동요)을 처음 접한 곳이기도 하다 ©윤이레


잉글랜드에서는 보통 만3세가 되면 정부의 지원을 받아 너서리나, 프리스쿨에 다니게 된다. 하지만 만3세 이전에 너서리, 프리스쿨에 가지 않는 아이는 어떻게 평가할까? 9-12개월 때는 health visitor가 집에 직접 방문해 아이가 놀고 소통하는 모습을 관찰한 후, ASQ-3 (Ages and Stages Questionnaire Third Edition) 질문지 따라 부모에게 피드백을 해준다. 만2세, 3세 때는 아이가 알맞게 발달하고 있는지 NHS 영국 의료 서비스에서 ASQ-3 발달 사항 체크리스트가 우편으로 배달된다.


EYFS 프레임워크를 기초로 한 영국 교육의 시사점?


부모, 양육자, 선생님은 EYFS 프레임워크를 통해서 아이의 니즈를 파악하고 아이는 부모, 양육자, 선생님의 적절하고 지속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가지 영역으로 발달이 치우쳐진 아이가 아니라, 여러 영역의 발달을 통해 아이가 자신감과 자존감을 얻게되고 이런 아이의 자신감과 자존감은 다른 사람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이의 첫 1000일동안에도 또 그 후에도 부모, 양육자, 선생님이 우리 아이들에 대해서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고 그 노력으로 아이가 골고루 발달하여 다음 스텝에 들어가서도 잘 발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이드라인이다.


필자는 영국에서 첫 아이를 출산했을 때 우리 아이를 어떻게 교육시켜야하는지 매우 혼란스러웠는데, 정부의 교육 프로그램 홍보 덕분에 아이와 함께 하는 그룹활동에 참여하고 EYFS 프레임워크를 통해서 부모와의 놀이를 통해서 어떻게 교육시켜야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 영국 정부에서 예시를 들어주는 여러가지 활동들이 어떻게 보면 특별한 것 없이 평범한 것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와 함께 평범한 것을 경험하고 그것에 대해 대화하며 아이의 생각과 호기심을 확장시켜 주는 것이 영국 교육의 기초가 아닌가 싶다. 


영국 캠브리지 = 윤이레 글로벌 리포터 iam2reh@gmail.com


■ 필자 소개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커뮤니케이션디자인 석사

전 아이리버 UX UI 디자이너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