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과 억압에 맞선 여성 정치인 21명의 투쟁사

강영운 2021. 3. 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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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정치를 하다 / 장영은 지음 / 민음사 펴냄 / 1만5000원
프랑스 철학자 자크 랑시에르는 말했다. "정치는 몫 없는 이들이 몫을 찾는 과정"이라고. 고로 정치는 응당 약자를 위한 것이어야 했고, 정치인은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자들의 변호인이어야 했다. 하지만 세상은 철저하게, 부자·권력자·남자의 철옹성이었다.

남성 위주의 세계에 균열을 내는 여성 정치인이 있었다. '패배할 것을 알면서도 정치에 뛰어든 21명의 여성' 이야기다. 법률·행정·문학·과학 영역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한 이들 덕분에 세상은 한발짝 앞으로 나아갔다. 헬렌 켈러, 미셸 오바마, 앙겔라 메르켈까지. 신간 '여성, 정치를 하다'는 시대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여성의 투쟁사를 포착한다.

흑인이었고, 여성이었던, 그래서 이중으로 차별을 겪어야 했던 이의 이야기가 묵직하다. 로자 파크스가 주인공이다. 1940년대 그가 살던 미국 남부 몽고메리는 차별로 가득한 곳이었다. 식당에서도 대중교통에서도 흑인은 차별받았다. 백인은 흑인에게 자리를 '정당하게' 요구할 수 있었다. 흑인은 자리를 내주고, 자신과 같은 흑인으로 가득 찬 칸으로 향해야 했다.

그는 불의를 참지 않았다. 1955년 12월 1일. 백인의 요구를 그가 '불법적으로' 거절했다. 경찰에 체포됐고, 구치소에 수감됐다. 억압은 운동의 원동력이었다. 출소하자마자 승차 거부 운동을 시작했다. 몽고메리 전역에서 호응이 일었다. 그들은 외쳤다. "버스 승객의 4분의 3은 흑인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체포됩니다." 그로부터 정확히 1년 뒤, 흑백 통합 버스 제도가 시행된다. 로자 파크스는 2005년 10월 세상을 떠났다. 92세의 나이였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이 그의 마지막 길을 추모했다. "로자 파크스가 없었으면 저도 국무장관이 될 수 없었습니다."

대한민국 제21대 국회의원은 300명이다. 이 중 여성은 57명, 20%에 미치지 못한다. 이마저도 역대 최대 비율이다. 우리에겐 아직 더 많은 여성 정치인이 필요하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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