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이 변희수에 전해야 할 것은 사과..차별 없는 군대 만들 것"

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2021. 3. 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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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군(軍)에서 강제전역 조치된 고(故) 변희수 전 하사의 죽음을 두고 그를 지원해온 시민사회 단체들이 "군이 변 전 하사에게 전해야 할 것은 애도가 아닌 사과"라고 밝혔다.

군인권센터 등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의 복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변 전 하사의 발인일인 5일 성명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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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위 5일 성명.."우리 사회, 변희수 하사 받아들일 준비 안 돼"
"소수자도 오늘을 살아가는 존엄한 삶..당연한 진실 회복할 것"
고 변희수 전 하사. 황진환 기자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군(軍)에서 강제전역 조치된 고(故) 변희수 전 하사의 죽음을 두고 그를 지원해온 시민사회 단체들이 "군이 변 전 하사에게 전해야 할 것은 애도가 아닌 사과"라고 밝혔다.

군인권센터 등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의 복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변 전 하사의 발인일인 5일 성명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공대위는 "육군은 5년간 동고동락한 전우의 부고에 '민간인 사망 소식에 따로 군의 입장을 낼 것은 없다'며 몰염치한 애도를 전했다"며 "육군의 반응이 여론의 뭇매를 맞자 이튿날 국방부는 애도를 전하면서도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 제도 개선 검토는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 없다'는 단서를 덧붙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혹시라도 누가 애도를 사과로 오해할까 걱정한 모양"이라며 "무엇을 슬퍼하는지, 누구를 위로하는지 알 길도, 갈 곳도 없는 엉망진창의 애도"라고 비판했다.

공대위는 변 전 하사가 강제전역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행정소송과 관련해 지난 2일 군 당국이 재판부에 제출한 서면 내용도 지적했다. 군은 50여쪽에 이르는 해당 서면에서 '남성의 성기가 없는 것은 장애', '사회적 합의와 국민적 공감대 부족' 등의 이유를 들어 변 전 하사에 대한 강제전역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대위는 "변 하사는 때로 씩씩했고, 용감했고, 누구보다 자기 문제에 진지한 멋진 사람이었지만, 때로 불안하고, 힘들며, 울고 싶은 사람이기도 했다. 언제나 밝고 씩씩한 사람은 없다"며 "그러나 우리 사회는 변희수의 다양한 모습을 받아들일 준비를 갖추지 못했다. 특히 정부와 군은 변 하사에게 오래도록 깊고 명백한 상처를 남겨왔다"고 밝혔다.

고 변희수 전 하사 추모. 연합뉴스
이어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허용할 수 없다는 낡고 반인권적인 사고에 갇혀 한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망가뜨렸다. 여기에 더하여 이름 없이 날아오는 차별과 혐오의 손가락질은 더할 나위 없는 고통이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아울러 "우리는 소수자의 다양한 삶이 배제되고, 낙오하고, 모자란 삶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존엄한 삶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진실을 기필코 회복할 것"이라며 "서로를 향한 깊은 위로 속에 변희수의 내일을, 우리의 오늘을 다시, 함께 살아가자"고 강조했다.

공대위는 "변 하사의 명예를 회복하고, 누구나 차별 없이 안전하게 복무할 수 있는 군대를 만들기 위한 더 너른 연대로 또 인사드리겠다. 군번 17-500589, 사랑하는 변희수 하사의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앞서 변 전 하사는 지난 3일 오후 청주시 상당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경찰은 이날 '특별한 외상 등은 나오지 않았다'는 1차 구두소견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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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leun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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