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 생활 않는 황새 이례적인 집단 월동
전문가 "올겨울 한파 영향인 듯"
[경향신문]
무리 생활을 하지 않는 멸종위기종 황새가 집단으로 겨울을 나는 이례적인 모습이 포착됐다. 전문가들은 올겨울 유독 심했던 한파 탓에 황새가 본래 습성과 달리 한곳에 모여산 것이라고 분석했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경기 화성호 일대 화성습지(33㎢ 구간)에서 겨울철 조류생태를 조사한 결과 황새 무리의 이례적인 월동현장을 포착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진은 화성습지에 살고 있는 황새 35마리 가운데 26마리가 한자리에 모여 집단으로 월동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황새들 중에는 지난해 9월 충남 예산황새공원에서 방사돼 북한 서해안 지역에서 머물다 내려온 1마리도 있었다.
전 세계에 3000여마리만 남아 있는 황새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분류된다. 주변 환경에 민감하고 월동지에서 단독 또는 5~6마리가 함께 관찰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처럼 20마리 넘게 한자리에 모여있는 모습이 관찰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조광진 국립생태원 습지연구팀장은 “올해 계속된 북극발 한파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보내는 황새들이 개별적으로 활동하는 습성을 깨고 물과 땅이 얼지 않은 특정 지역에 모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발견되는 황새는 철새와 텃새로 나뉜다. 텃새 황새는 1950년대까지 전국에서 번식하다 1971년을 끝으로 발견되지 않았다. 현재 야생에서 서식하는 황새는 2015년 복원 작업이 성공했던 일부 개체이다. 철새 황새는 러시아 동북부와 중국 동북부에서 번식하다 겨울철 한국을 찾는다.
화성습지에서는 이번에 황새, 매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4종과 수리부엉이, 큰고니 등 Ⅱ급 11종을 포함해 총 124종, 2만3132마리 철새가 관찰됐다. 2002년 완공된 인공호수인 화성호는 하천 및 서해안과 접해 있어 대형 철새들이 먹이를 구하기 좋은 환경이다. 이배근 국립생태원 습지센터장은 “화성습지 같은 인공서식처도 환경에 따라 야생생물이 살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남잔데 숙대 지원했다”···교수님이 재워주는 ‘숙면여대’ 대박 비결은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이재명, 김혜경 선고 앞두고 “희생제물 된 아내, 죽고 싶을 만큼 미안”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또 아파트 지하주차장 ‘벤츠 전기차 화재’에…주민 수십명 대피
- [단독]“일로 와!” 이주노동자 사적 체포한 극우단체···결국 재판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