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네이버 '결합상품' 출시..국산 OTT 시장 1위 자리 바뀌나
티빙, 250만 네이버 멤버십 가입자 품고 국산 OTT 1위 노려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네이버와 CJ ENM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TVING)의 협력이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네이버의 유료 구독 서비스인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과 티빙이 서로의 가입자를 흡수하고 외연을 확장하기 위한 파격적인 결합상품을 내놓았다.
네이버와 티빙은 4일부터 월 4900원에 제공 중인(연간 구독시 월 3900원)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서비스의 구독자의 '디지털 콘텐츠 혜택' 중 티빙이 서비스 중인 모든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는 '티빙 방송 무제한 이용권'이 추가된다고 밝혔다.
이번 결합상품은 지난 해 10월 CJ ENM과 네이버가 포괄적 협력을 위한 지분 맞교환에 합의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후 양사가 선보이는 첫 협업 사례다.
◇티빙 이용자엔 사실상 네이버 멤버십 무료…가격경쟁력 확보
이번 양사의 결합상품 출시로 티빙 입장에서는 기존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가입자들을 자사 서비스로 고스란히 흡수할 가능성이 커졌다. 티빙 이용권만 구독하는 방법과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을 통해 티빙을 구독하는 방법의 가격 차이가 없기 떄문이다.
현재 티빙 서비스에서 티빙 이용권을 가입할 경우, '티빙 베이직 이용권'은 월 7900원, '티빙 스탠다드 이용권'은 월 1만900원, '티빙 프리미엄 이용권'은 월 1만3900원에 제공된다.
그러나 이번 결합상품으로 양사는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가입자들에게는 Δ티빙 베이직 이용권 Δ티빙 스탠다드 이용권 Δ티빙 프리미엄 이용권을 각각 3000원, 6000원, 9000원이라는 특별가격에 제공한다.
할인폭은 기존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구독료인 4900원만큼이다. 사실상 기존 티빙 구독자들은 이번 결합상품과 옵션을 함께 구입할 경우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을 무료로 이용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네이버·티빙 제휴, 1위 국산 OTT 플랫폼 바뀔 가능성 높여
티빙이 네이버라는 국내 최대 포털 서비스를 통한 콘텐츠 유통 창구 확장 기회를 얻은만큼, 국산 OTT 1위 자리가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지난달 공개된 닐슨코리안클릭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티빙의 월평균순이용자수(UV)는 241만명으로 국산 OTT 기준 2위였다.
1위 웨이브의 344만명과는 약 100만명 정도 차이나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은 59%(89만8000명)로, 웨이브의 22%(62만7000명)보다 가팔랐다.
게다가 이번 제휴를 통해 지난해 12월 250만명을 돌파한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의 가입자들까지 티빙으로 유입된다면, 국산 OTT 1위 자리가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현재 웨이브는 지상파 콘텐츠가 많아 40~50대 이용자 층이 많고, 티빙은 인기있는 tvN, JTBC 드라마·예능 콘텐츠가 많아 20~30세대에게 소구하는 등 각각의 강점이 있다"며 "티빙이 네이버와의 제휴로 확실한 결합상품을 선보인만큼, 콘텐츠를 제외하고 제휴 측면에서는 큰 이슈가 없는 웨이브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티빙 제휴로 콘텐츠 혜택 약점 극복
네이버 역시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에서 그동안 약점으로 꼽히던 디지털 콘텐츠 혜택을 강화하는 효과를 얻었다.
현재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에서는 네이버 쇼핑에서 결제하는 금액의 최대 5%를 네이버페이로 적립해주는 혜택을 제공하며 Δ네이버웹툰·시리즈 쿠키 49개 Δ시리즈온 영화 1편 무료 쿠폰 Δ콘텐츠 체험팩(네이버웹툰 쿠키·바이브 음원 등) 등 '디지털 콘텐츠'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었다.
그러나 쿠팡이 지난 12월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출시하고 월 2900원의 로켓 와우 멤버십에 쿠팡플레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히면서, 경쟁사의 유료 구독 멤버십 서비스에 비해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의 디지털 콘텐츠 혜택의 경쟁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티빙 결합상품으로 tvN, JTBC, OCN 채널에서 제공 중인 약 7만여개 방송 VOD를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에서 추가비용 없이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은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네이버, 출혈 감수하고 멤버십·콘텐츠 플랫폼 가입자 확보 경쟁 본격화
이번 결합상품 구조를 고려할 때, 네이버와 티빙 양쪽 일부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유료 멤버십과 OTT 플랫폼에서의 본격적인 가입자 확보 경쟁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현재 유료 멤버십 분야에서도 경쟁 중인 쿠팡이 지난해 12월 자체 OTT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제공하는 '강수'를 두자, 이에 제휴를 맺고 있는 CJ와 함께 더욱 강력한 콘텐츠를 보유한 티빙으로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아울러 네이버 입장에서는 'K-콘텐츠 플랫폼 강화' 차원에서도 이번 제휴로 네이버가 지분을 투자한 티빙의 성장을 꾀할 수 있다는 효용이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ΔCJ그룹 제휴(콘텐츠·OTT) Δ왓패드 인수(웹소설) Δ위버스 투자(K팝) 등 콘텐츠·지적재산권(IP)·플랫폼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정확한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네이버는 티빙의 지분 투자에도 참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월 JTBC스튜디오의 티빙 합류를 발표하며 "오는 2023년까지 티빙의 유료가입자 500만명 이상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던 CJ ENM 역시 이번 제휴로 유료 가입자 확보 계획이 순항할 전망이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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