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금 활개 치는 다단계 가상화폐 사기, 나도 투자자인데 공범이라니?

[헤럴드경제] 최근 익명을 요구한 가상화폐 거래소의 관계자는 거래소에 상장된 코인이 사기 범행에 이용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손해를 입은 피해자들이 거래소를 상대로 항의하는 일이 증가하였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광풍에 다시금 가상화폐 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모양새이다. 이들은 기존의 다단계판매조직을 이용하여 투자자 유치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가상화폐를 채굴하는 사업이라거나, 거래소에 상장 준비 중인 비상장 코인에 투자하는 것이라는 등 투자 유치를 위해 내세우는 이유는 다양하나 한결같이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하며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대규모 투자 설명회를 하여 투자금을 끌어모은다는 공통점이 있다.

문제는 회사의 말을 믿고 다른 투자자들을 모집한 사람들이다. 이들 업체는 기존의 투자자들이 다른 투자자들을 모집해 오면 수당을 지급하는 등의 방식으로 전형적인 다단계 조직처럼 운영된다. 주변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소개하는 방식으로 투자가 이루어지다 보니 투자자들 중 대부분은 실제 최상위 사업자를 만나보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가상화폐의 가치가 폭락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면 당장 자신에게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형사 고소를 하는 등 책임을 묻는 것이다.

형사전문변호사로서 개소 이래 사기·유사수신행위법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코인 사건을 비롯하여 각종 경제금융범죄에 특화된 사건을 수행하고 있는 법무법인 청 곽준호 대표변호사는 “가상화폐는 자본시장법상 금융상품으로 인정되어 있지 않아서 현재로서는 금융당국의 관리 감독이 어려운 상황이다. 경제적 가치가 없는 코인인데 거래소에 상장되기만 하면 엄청난 고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것처럼 사람들을 현혹하여 대규모 피해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하면서, “가상화폐가 사기로 밝혀진 경우 금전적인 손실을 입은 하위투자자들은 급한 마음에 사실 여하와 관계 없이 투자를 권유한 상위투자자를 무조건 사기죄의 공범으로 몰아서 고소하는 것이 현실이다. 당장 본인의 피해회복을 위해서는 한명이라도 책임자를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곽준호 대표변호사는 “투자를 권유한 투자자모집책들도 회사의 거짓 설명을 믿었으므로 피해자라고 볼 측면이 있다. 그러나 수사 실무는 그렇지 않다. 투자자를 모집하였다면 결과적으로 가상화폐 업체의 사기·유사수신행위에 도움을 준 것이 되고, 여기에 수당 등의 경제적 이득을 취득한 것을 기준으로 책임 여하를 가르는 것이 법원의 시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만일 재화라고 볼 만한 거래 자체가 없었다고 인정된다면 금전거래만을 위한 다단계판매조직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인정되어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도 성립하게 될 위험이 있다”고 하였다.

법무법인 청 형사전담팀은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투자자모집책이 되어 사기죄 공범이 되는 것은 한순간이다. 다수의 하위투자자들이 한꺼번에 집단 고소를 하면 이들의 입장에 힘이 실리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본인도 투자자에 불과하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도록 형사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제반 증거들을 수집하여 수사단계에서 혐의를 벗는 것을 목표로 사건에 임하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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