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골프에세이>수표결제에 신분증 고집하는 골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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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선물을 구입하기 위해 늘 가던 곳을 찾았다.
그동안 많은 골프장과 기업 그리고 대학교에서 서비스·문화 강의를 하면서 고객만족 경영은 기업의 취사선택이 아님을 강조했다.
A골프장 프런트에서 수표로 결제를 하려고 하자 직원은 계속 신분증을 요구했다.
보다 못해 결제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함께 온 분 중에 이곳 골프장 회원도 있고 하니 계산을 해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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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선물을 구입하기 위해 늘 가던 곳을 찾았다. ‘불리’라는 곳인데 최근에 가장 핫한 브랜드로 젊은 층에 인기가 높다. 이날도 늘 그렇듯이 핸드크림과 립밤을 구입했다. 선물을 받을 분의 이름을 캘리그래피로 써주기에 특별하다. 그런데 여러 번 선물해 보니 이름이 캘리그래피라서 정작 자기 이름인 줄 모르는 분이 많다. 그래서 캘리그래피 아래쪽에 한글로 주인공의 이름을 추가로 써넣곤 했다.
이날도 매장 직원에게 한글 이름을 넣어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그 직원은 강경하게 “캘리그래피 외에는 다른 그 어떤 것도 넣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번 직원은 아주 친절하게 넣어줬는데 왜 오늘은 안 되느냐고 물었다. 참 난감했다. 고객이 종업원의 눈치를 봐가면서까지 수차례 사정을 해야 하는가 하는 자괴감마저 들었다. 규칙이라고 하기에, 그럼 전 직원은 왜 규칙을 어겨가면서 한글을 넣어줬느냐면서 살짝 언성을 높였다. 그제야 못마땅하다는 표정으로 아주 불만스럽게 한글 이름을 넣어줬다. 돌아오는 내내 기분이 상했고 다시는 그곳을 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필자는 문화와 서비스 강의를 다닌다. 진정한 서비스는 고객이 원하는 것과 맞닿아 있어야 한다. 물론 타당성 있는 서비스여야겠지만. 그동안 많은 골프장과 기업 그리고 대학교에서 서비스·문화 강의를 하면서 고객만족 경영은 기업의 취사선택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제는 필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고 익히고 문서화돼 있는 대로만 이행하는 것이 진정한 서비스라고 생각하는 직원도 많다.
A골프장 프런트에서 수표로 결제를 하려고 하자 직원은 계속 신분증을 요구했다. 고객은 마침 신분증을 차에 두고 와 없다고 하자 계산이 안 된다며 5분이 넘게 실랑이를 벌였다. 보다 못해 결제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함께 온 분 중에 이곳 골프장 회원도 있고 하니 계산을 해주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직원은 나중에 본인이 책임지거나 혼난다며 끝까지 결제를 해주지 않아 동행자 카드로 결제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이뿐만 아니라 필드에 나가서도 지나치게 곧이곧대로 진행하고 룰을 적용하는 캐디를 만나면 불편해질 때가 있다.
지금 현대 사회는 수많은 규칙과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오히려 규칙을 줄이는 회사는 거의 없다. 미국의 노드스트롬 백화점은 단 하나만의 규칙이 있다. 제1규칙이 “모든 상황에서 스스로의 판단을 활용하라. 더 이상 다른 규칙은 없다”다.
서비스 제공자인 종업원과 고객의 관계가 바로 고객의 만족·불만족을 좌우한다. 진정으로 고객의 니즈를 생각한다면 고객이 원하는 것에 최대한 가깝게 응해야 하지 않을까.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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