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갈 일만 남았다, '괴물' 모습 회복 중인 오타니[슬로우볼]

안형준 2021. 3. 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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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는 지난해 바닥을 경험했다. 야심차게 투타 겸업 복귀를 선언했지만 어느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었다.

일본 프로야구 무대에서부터 시속 100마일을 던지는 홈런타자로 유명했던 오타니는 2018년 그야말로 야구계 전체의 큰 주목을 받으며 빅리그에 데뷔했다. '베이스 루스 이후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시즌 내내 따라붙은 오타니는 데뷔시즌 선발투수로 10경기(51.2이닝), 4승 2패, 평균자책점 3.31을, 지명타자로 104경기 .285/.361/.564, 22홈런 61타점 10도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수상했다.

한 단계 높은 무대에 도전하면서도 부상의 위험이 큰 투타 겸업을 고집한 오타니는 2018년 결국 팔꿈치 부상을 당했고 토미존 수술까지 받았다. 하지만 수술 후 복귀 과정도 남들과는 달랐다. 일반적인 투수의 경우처럼 1년을 쉬지 않고 2019시즌 도중 복귀해 타자로만 시즌을 보냈다. 2019시즌 지명타자로 106경기에 출전한 오타니는 .286/.343/.505, 18홈런 62타점 12도루를 기록하며 또 한 번 메이저리그를 놀라게 만들었다.

오타니는 2020시즌 드디어 토미존 수술 후 마운드에 오르는데 필요한 회복 기간을 모두 보내고 투타 겸업 복귀를 선언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마운드에서는 단 두 경기만에 다시 팔에 이상을 느꼈고 타석에서도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투수로 2경기 1.2이닝, 평균자책점 37.80을 기록했고 타자로 44경기 .190/.291/.366, 7홈런 24타점 7도루를 기록했다.

투타 겸업을 그만둬야 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가운데 오타니는 올시즌 다시 일명 '이도류'에 도전하고 있다. 일단 출발은 순조로워보인다. 스프링캠프 첫 불펜피칭에서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시속 90마일에 그치며 다시 우려의 시선을 받은 오타니는 첫 라이브피칭에서 구속을 시속 97마일까지 끌어올렸다.

2018시즌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시속 96.7마일이었던 오타니는 지난해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시속 93.8마일로 뚝 떨어졌다. 2018년에는 최고 시속 101마일 이상을 던졌지만 지난해에는 시속 97마일은 던지는 것도 힘겨웠다. 스프링캠프 초반은 구속을 끌어올리는 기간. 이미 시속 97마일을 던진 오타니는 지난해 잃어버렸던 구속을 되찾고 있다. 구속은 투수의 몸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직관적인 척도. 아직 시범경기 실전 등판을 갖지 않았지만 '투수 오타니'의 반등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무너진 타격 쪽에서도 반등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 오타니는 3월 2일(한국시간) 시범경기 첫 출전에서 멀티히트를 신고한데 이어 4일에는 첫 홈런까지 쏘아올렸다. 한가운데 담장을 까마득히 넘길 정도의 대형 홈런을 쏘아올린 오타니는 자신이 건강하다는 것을 그라운드 위에서 직접 결과로 보이고 있다.

오타니는 타격 쪽에서 변화를 줬다. 2019년 무릎 수술을 받은 후 타격시 축발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던 오타니는 올시즌 왼쪽 다리를 단단하게 고정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몸을 지탱하는 축발이 견고해지니 더 안정적인 타격이 가능하고 타구에도 힘을 더 실을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최악의 타격 성적을 썼지만 모든 부문에서 무너진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 타격시 스윗 스팟 적중률은 2019시즌보다 오히려 높았고 빗맞은 타구가 늘어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타구 속도가 줄어들었고 뜬공으로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타격시 제대로 힘을 싣지 못했다는 것. 마운드에서 나빠진 팔 상태와 수술 여파로 약해진 축발이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다.

컨택 능력을 잃은 것이 아닌만큼 팔다리의 힘을 되찾는다면 얼마든지 타석에서도 다시 파괴력을 보일 수 있다는 기대가 가능하다. 이제 겨우 두 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오타니는 초반부터 활발한 타격을 펼치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투타 양면에서 모두 팀의 핵심 전력인 오타니의 성적은 에인절스의 팀 성적과도 직결된다. 과연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오타니가 올시즌 다시 '괴물'의 모습을 선보일지 주목된다.(자료사진=오타니 쇼헤이)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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