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3조 번다" D램 호황 앞서본 최태원의 '인텔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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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심의 성과'.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연초부터 상승세를 보이면서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발표한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이자 업계에서 이런 얘기가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SK하이닉스의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투자자산을 모두 합해도 5조원을 밑돌면서 시장에서는 그동안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적잖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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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연초부터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발표 이후 이어졌던 자금조달 우려가 쑥 들어갔다."
4일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당시 시간을 끌었으면 올 들어 업황이 회복되면서 인수가격이 더 올랐을텐데 시장이 주춤할 때 선제적으로 내린 결단이 자금 부담을 낮추면서도 낸드플래시 경쟁력을 앞당겨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는 얘기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전은 10조3000억원(90억달러)에 달하는 국내 M&A(인수·합병)사상 최대 규모의 딜이다. 1년여에 걸쳐 극비리에 진행된 딜이 지난해 10월 공개됐을 때 시장에서는 고가 인수 논란과 자금조달 우려가 따라붙었다. SK하이닉스를 포함해 SK그룹 내부에서도 같은 논란과 고민이 없었을 리 없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SK하이닉스가 보유한 '실탄'은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투자자산을 모두 합해도 5조원에 못 미친다. 인수 협상이 한창이었던 지난해 하반기에는 현금사정이 더 안 좋았다. 반면 인수계약에 따라 SK하이닉스가 올해 안에 인텔에 지불하기로 한 1차 대금은 8조원(70억달러)에 달한다.
인텔과의 계약이 공개된 직후부터 시장에서 2018년 투자로 확보한 일본 낸드플래시업체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 지분이 마중물이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던 이유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키옥시아 지분 가치는 5조9000억원 수준이다.
SK하이닉스를 짓누른 이런 고민이 가벼워진 것은 올 들어 D램 시장이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면서다. D램은 SK하이닉스 주력사업인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는 이달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서버용 D램 가격이 올해 40% 이상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D램 업황지수를 나타내는 D램익스체인지인덱스는 3만3000대로 슈퍼호황기였던 2018년 1월 수치(2만9000)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문은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D램 사업의 경우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2위를 달리지만 낸드플래시는 5위 수준에 그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가 35.9%로 1위, SK하이닉스가 9.9%, 인텔이 9.5%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하면 단순 계산할 때 시장점유율 20%로 키옥시아(19%)를 제치고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2위 자리로 도약하게 된다.
주요 국가의 규제 승인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D램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낸드플래시로 확대하면서 새로운 발판을 만들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인텔의 지난해 상반기 낸드플래시 관련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8억달러(약 3조1900억원), 영업이익은 6억달러(6836억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21.4%에 달해 수익성 증진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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