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직장인들 "성과형보다 위계형 직장문화가 제일 좋아"

신수지 기자 2021. 3. 5.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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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조직문화가 좋나' 물었더니
"책임·업무과정 분명해 좋다".. 가장 싫은 건 성과지향 '시장형'

공공기관에서 일하다 대기업에 재취업한 이모(33)씨는 요즘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온종일 성과를 내놓으라고 닦달하는 부서장, 야근과 주말 근무를 밥 먹듯이 하는 선배와 동료, 적나라한 인사 평가 결과지를 보고 있자면 숨이 막힌다. 그는 “연봉만 보고 왔는데 조직문화가 안 맞으니 지옥이 따로 없다”며 “언제까지 이런 피 말리는 경쟁 속에서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직장인에게 조직문화는 연봉이나 업무 적성 못지않은 중요 조건이다. 이씨처럼 무한 경쟁에 지친 탓일까.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뜻밖에 ‘위계형 조직문화’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55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기업 조직문화를 네 가지 유형(위계형·공동체형·혁신형·시장형)으로 나눠 어떤 조직문화를 가장 선호하는지 물었다.

이 중 위계형을 선택한 사람이 36%로 가장 많았다. 위계형은 구성원의 책임과 업무 프로세스가 분명하고, 효율적 조직 관리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조직문화다. 공무원과 과거 대기업 조직이 대표적이다. 특히 스타트업 직장인의 43%가 위계형을 선택해 대기업(33%)이나 공기업(32%) 직장인보다 선호도가 높았다. IT(정보기술)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김모(29)씨는 “의사 결정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고 일이 두 배로 느는 느낌”이라며 “내 업무가 어디까지인지도 불분명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다.

구성원 간 친밀감과 팀워크를 강조하는 ‘공동체형'(28%)이 뒤를 이었다. 스타트업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조직문화 형태로, 대기업(35%)과 중견기업(31%)의 선호도가 높았다. 조직 구성원들의 새로운 시도를 장려하는 ‘혁신형'(27%)을 선호하는 직장인도 많았다. 다만 현재 다니는 회사의 조직문화가 혁신형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8%에 그쳤다. 특히 대기업 직장인 중엔 재직 중인 기업의 조직문화가 혁신형이라고 답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직장인들이 가장 꺼리는 조직문화는 ‘시장형'(9%)이었다. 과업 지향적인 조직문화로 회사 구성원 간 경쟁을 장려하고, 평가도 성과 중심으로 이뤄진다. 대기업 직장인의 49%가 재직 중인 회사의 조직문화가 시장형이라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시장형 조직문화의 문제점으로 ‘의사 결정에 아랫사람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는다’ ‘성과 강조로 무능력한 사람이 소외된다’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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