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신축년' 소의 해, 수소 투자가 몰려온다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2021. 3. 5.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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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환경규제 강화 추세에 부응하고, 다른 나라에 앞서 수소경제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수소경제 대응 종합마스터플랜을 상반기 중에 수립한다.”

탄소중립이 화두인 올해의 정부 업무보고 내용쯤으로 생각할 수 있겠으나, 사실은 2005년 당시 산업자원부 업무보고의 첫 번째 중점 추진과제였다. '수소경제 붐'이 시작된 것은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조지 부시 대통령이 2003년 11월 '수소연료 이니셔티브'를 선언한 뒤 캐나다, 일본, 우리나라까지 세계 각국에서 수소 경제 정책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드디어 수소경제의 전성기를 맞이하리라는 예상과 달리 수소경제 열풍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그라지고 말았다. 당시 수소차의 가격은 무려 10억원이었는데, 한 번 충전으로 고작 100km밖에 주행하지 못했고 수명도 2년에 불과했다. 교토의정서에도 불구하고 구속력이 느슨한 체계의 한계 탓에 시장에서는 섣불리 투자하기를 꺼려한 측면도 있었다. 기술력 부족과 기후변화 대응 공감대 미흡, 단기적인 진흥 위주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정 에너지원이 사회·경제에서 주류 에너지가 되기 위해서는 '3박자'가 맞아야 한다. 첫째 기술력 확보, 둘째 법·제도적인 지원, 셋째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것이 에너지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2005년 수소경제는 이 같은 3박자가 모두 미흡했다.

반대의 예를 살펴보자. 국내 도시가스 사업은 1970년대 1·2차 석유 파동으로 에너지 다변화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 1983년 시행된 '도시가스사업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법 제정으로 비로소 인프라와 기술개발 등 대규모 투자가 이어졌다. 현재 34개 도시가스사가 전국의 85% 보급을 달성하고 있다. 시대적 요구가 법을 제정해 지속적으로 도시가스를 지원케 했고, 이는 기업들의 투자로 이어져 성공사례를 만든 것이다.

2005년에 비해 오늘날 수소경제는 과연 어떤 모습인가. 수소차는 이제 4000만원으로 살 수 있고, 한 번 충전으로 600km를 간다. 내구성도 10년을 보장한다. 세계 최초로 '수소경제법'도 제정해 지난달부터 시행했다. 2015년 체결된 파리협약은 세계 모든 국가에게 기후변화 대응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은 탄소 중립을 선언하고 관련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기술 혁신과 함께 법·제도 마련, 시대적 흐름 3박자가 고루 갖춰졌다. 수소경제가 에너지 주류로 부상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이 비로소 열리고 있는 것이다.

며칠전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국내기업들은 2030년까지 약 43조원을 수소경제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청정수소(그린, 블루수소) 생산, 액화수소 생산·유통, 수소연료전지와 다양한 수소모빌리티의 보급 확대, 중소·중견 기업의 R&D·설비 투자 등 분야별 투자계획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정부지원 방안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올해 초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228개의 수소 프로젝트가 개발 중이고, 2030년까지 3450억 달러(약 388조원)가 투자된다. 국내기업이 계획한 수소 투자가 전 세계 수소투자의 10%를 차지하는 셈이다. 정부는 기업이 계획한 투자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규제완화, 인프라 구축 등 원스톱 일괄지원 체계를 갖춤으로써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수소 산업 생태계가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 지원할 예정이다.

올해는 신축년, 소의 해다. 소는 버릴 게 하나 없는 귀중한 가축이면서 '부(富)와 재산, 그리고 힘'을 상징한다. 수소도 마찬가지다. 탄소중립 시대에 수소는 전기를 만들고, 남는 전기를 저장하며, 가정·산업에 열을 제공하는 한편, 자동차·선박·비행기의 연료로도 쓰이게 될 것이다. 수소가 가져다 줄 '탈탄소' 혁명에 누가 먼저 올라타는가 하는 것이 기업의 성패와 국가의 명운을 좌우할 것이다. 올해 3박자를 갖춘 수소 투자가 몰려온다. 적기를 놓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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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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