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 치매 노인 '격리 중 활보'..지침 없어 방역 '구멍'

김효경 2021. 3. 4. 21:5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BS 창원]
[앵커]

자가격리 중인 70대가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동네를 돌아다닌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혼자 사는 이 어르신은 치매를 앓고 있지만, 확진자가 아닌 탓에 시설 격리도 어려운 상황인데요,

홀몸 치매 환자에 대한 격리 지침이 따로 없어 방역에 구멍이 생기고 있습니다.

김효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마스크를 쓰지 않은 어르신과 한 남성이 길 한가운데에서 실랑이합니다.

["가세요 빨리, 빨리 가세요."]

이 어르신은 지난달 16일, 코로나 19 확진자와 접촉한 뒤 지난달 22일부터 자가격리 대상이 됐습니다.

[정문기/진주시 평거동 : "처음에 격리자라는 자체를 아예 모를 정도로 왔다 갔다 하시더라고요. 격리됐다는 그 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싹 다 불안해했죠, 많이."]

이 어르신은 70대 치매 환자!

혼자 살고 있고, 돌봐줄 가족도 없어 자가격리 지침을 어긴 겁니다.

보건복지부가 '장애인 대상 감염병 대응 매뉴얼'을 만든 것은 지난해 6월, 장애인이 자가격리 대상일 경우 각 지역에 설치된 격리시설로 옮기고, 격리시설 이용이 어려울 때는 자택에서 활동 보조 등 지원 서비스를 받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장애인은 시설 격리가 원칙이지만 홀몸 치매 노인에 대한 별도의 지침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치매 노인은 시설 격리에 포함되지 않는 겁니다.

진주시 대응에도 구멍이 났습니다.

진주시 치매안심센터는 지난달 18일 이 어르신을 '치매 관리대상자'로 지정했지만, 자가격리를 통보한 보건소는 치매 여부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진주시는 뒤늦게 이 치매 어르신에 대한 밀접 관리에 나섰습니다.

[황수연/진주보건소 감염병관리팀 주무관 : "시설에서 격리되실 수 있는지 확인을 했었는데 병원에서는 조금 어렵다고 말씀을 하셨고요. 시간대별로 저희가 할머니 댁 앞에서 혹시나 격리지 이탈이 있는지 그런 여부도 확인했고요."]

이 치매 어르신은 지난 2일 음성판정을 받아 자가격리가 해제됐지만, 홀몸 치매 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안민식/그래픽:박수홍

김효경 기자 (tellme@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