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특정대학 진학 장학금 논란.."인재 확보" vs "학벌주의"

최승연 2021. 3. 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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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청주]
[앵커]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해 충북 각 시·군에서는 자체 장학금이나 재단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일부 대학 합격자를 특정해 장학금을 지급한 자치단체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성적 지상주의, 학벌주의를 양산한다는 겁니다.

최승연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역 출신 청소년에게 한 해, 5억 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증평군의 지원 내역입니다.

특정 언론사의 대학 평가 기준으로 상위 16곳에 입학한 고등학생에게 한 해, 총 5천만 원을 지원합니다.

16개 대학도 1군 6곳, 2군 10곳으로 서열화해 장학금을 차등 지원합니다.

서울대생은 1명에 천만 원, 1군 나머지 5곳은 절반인 5백만 원, 2군 10곳 입학생은 3백만 원을 받습니다.

16곳 외의 나머지 대학 입학생이나 고졸 검정고시 합격자 등은 해당 장학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충북에선 증평과 괴산, 음성 3곳, 전국적으로 17곳에서 특정 대학 진학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김우환/고등학교 교사 : "객관적인 근거가 있으려면 보통 성적인데, 성적에 의한 차별이나 위화감 조성이라든지. 지금의 장학금은 전혀 유용하지 않다."]

해당 자치단체는 농촌 학령인구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말합니다.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 향상과 지역 홍보에도 도움이 됐다고 주장합니다.

[최창영/증평군 미래기획실장 : "실제로 2009년도 정도에는 형석고등학교 같은 경우에 45%가 지역 학생들이었거든요. 상당수가 청주로 나간 거죠. 이 장학금을 지급하고 나서는 97% 학생들이, 지역 중학생들이 지역의 고등학교로 가니까 학생들을 묶어놓는 그런 효과는 있었던 거죠."]

하지만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런 특정 대학, 특정 학과 진학생을 위한 장학금이 '학벌'에 의한 차별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본인의 타고난 능력 개발보다 이름 있는 학교 입학에 몰입하게 돼, 명문대 진학을 위한 입시 위주의 교육에 치중하게 된다는 겁니다.

정치권과 교육·시민단체 일각에서도 대학 서열화와 입시 경쟁을 양산하는 장학금 제도 폐지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강득구/국회 교육위원회/더불어민주당 의원 : "인구 유출도 못 막고, 유능한 인재도 키워내지만, 사실은 외부로 가는 거죠. 이 부분에 대한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거죠."]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보은군과 음성군은 해당 장학금 존폐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역 발전을 선도할 인재 양성이다", "편파적이고 배타적인 학벌주의다". 특정 대학 진학 장학금 운영을 둘러싼 갈등이 첨예합니다.

KBS 뉴스 최승연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

최승연 기자 (victoryea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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