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관찰·재소자 분석..진화하는 중국 '감정인식 기술'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2021. 3. 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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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과 눈동자 움직임 등 확인해 심리적 긴장 상태 등 파악
사고·범죄 예방 활용..'사생활과 재산 위협' 부작용 우려도

[경향신문]

고된 하루를 보내고 퇴근한 남성이 소파에 앉아 ‘스마트 스테레오 스피커’에 노래를 틀어달라고 부탁한다. 스테레오 스피커는 남성의 목소리로 감정 상태를 인식하고 우울한 기분을 달래줄 수 있는 경쾌한 음악을 튼다. 고속도로 검문소에서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사전경보 시스템이 지나가는 차량 안의 운전자와 승객의 표정을 관찰하고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보안요원에게 알려 차량을 확인하도록 한다.

중국에서 이미 현실화되고 있는 일들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4일 최근 중국이 감정인식 기술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사례를 소개했다.

상당히 높은 수준의 정확도를 가진 감정인식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중국 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일례로 광둥성 선전시에 있는 한 업체가 개발한 ‘운전자 생체측정 시스템’은 운전자의 상태를 관찰해 졸음운전이나 사고를 예방해주는 역할을 한다. 운전석 앞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표정과 움직임, 생리적 특성 등을 파악한 뒤 졸음이나 심리적 긴장 상태 등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앞서 중국에서는 교도소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감정인식 기술을 실험한 사례도 있다. 중국정법대 범죄심리연구센터는 2019년 광둥성의 한 교도소에서 비접촉 감정인식 기술을 활용해 수감자들의 정신적 문제와 폭력성, 자살 성향 등을 분석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센터 측은 해당 기술에 대해 “수감자가 3~4초 동안 카메라를 쳐다보면 체온과 눈동자 움직임, 심박수 등 생리 지표를 통해 우울감이 있거나 화가 나 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소개했다. 또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기술이고, 현재도 5~6개 교도소에서 같은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비록 아직은 이런 기술들이 안전사고나 범죄 예방, 의료 분야 등에서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빠르게 진화하는 감정인식 기술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빅데이터나 AI 등 첨단기술과 결합돼 감시 시스템에 활용되고 개인정보 활용에 관한 문제 등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싱크탱크인 디지털경제 황리한 소장은 “얼굴인식 정보나 감정인식 정보가 유출되면 개인의 사생활과 재산을 위협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새로운 기술 개발 속도에 상응하는 법률과 감독 강화가 필요하다”고 글로벌타임스에 말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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