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다시 '마스크 논쟁' 중
[경향신문]
미국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 쓰기를 두고 또다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마스크 쓰기를 거부해 논란이 됐다면 이번에는 일부 주지사들이 너무 일찍 마스크 벗기에 나서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텍사스주와 미시시피주의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관련 질문에 “큰 실수다”라면서 “나는 이제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가 변화를 만든다는 것을 깨닫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사람들의 팔에 백신을 접종할 수 있게 되면서 이 질병의 성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마지막 지점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은 것은 ‘모든 게 괜찮으니 다 잊고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네안데르탈인적 사고”라고 섣부른 마스크 벗기를 비판했다. 또 “과학을 따르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 ”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어 “손을 씻고,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를 둬라. 여러분들은 모두 그걸 알고 있다”면서 “젠장, 일부 선출직 관료들도 이걸 알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그레고리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테이트 리브스 미시시피 주지사는 전날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하고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 활동을 제한하는 규제도 모두 풀겠다고 발표했다. 애벗 주지사는 “회복과 백신 접종, 감소한 입원 환자 수, 텍사스 주민들이 시행해온 안전 관행을 볼 때 주의 의무화 조치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지난 1일 “변이 확산에 따라 현재와 같은 확진자 수준에서는 지금까지 우리가 어렵게 얻은 토대를 완전히 상실할 수 있다”면서 마스크 착용 등 예방조치를 계속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따르지 않고 거부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이날 화상 간담회 행사에서 일부 주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에 대해 “현명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해 일부 주가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 방역조치를 완화했을 때 코로나19가 재확산된 사례를 목격했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성급하게 승리를 선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CNN은 “워싱턴과 몇몇 주 사이의 충돌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난 뒤에도 과학과 정치 사이의 결투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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