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향하는 '학폭 미투'.."부작용 경계해야"

오정현 2021. 3. 4.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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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앵커]

과거에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하는 이른바 '학교폭력 미투'가 체육계와 연예계를 넘어서 일반인에게도 번지고 있습니다.

지난 잘못에 대한 사과와 용서, 그리고 교육 현장에 경각심을 심어주는 건 좋지만,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학교폭력'을 검색하니, 고발 글이 쏟아집니다.

학교폭력 폭로는 꼭 유명인만 대상이 되는 건 아닙니다.

28년 전 학폭 가해자가 부부 소방관으로 일한다는 고발, 지난달 올라온 글인데, "고막이 터지도록 소리쳤다", "눈에 물파스를 발랐다"는 말에 수많은 욕설이 댓글로 달렸습니다.

공분은 소방관에 대한 신상털기로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가해자로 지목된 소방관이 오히려 폭행을 당했다거나, 당시 담임교사 역시 학교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가족에게 20년 넘게 괴롭힘 당한 정황이 알려지면서 여론은 역전됐습니다.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소방관 가족/음성변조 : "모든 사람이 (사실로) 받아들이고. 댓글을 달고, 신상을 털고. (인터넷에) 검색하면 저희 남편 이름이 뜰 정도예요. 이름 세 글자가. 우리 아이 얼굴 알아보고 누가 해코지하면 어떡하나 그 생각마저 들더라고요."]

진실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중 심판'이 이뤄지면서 심각한 피해가 난 겁니다.

사과와 위안을 얻고 교육 현장에 경각심을 주는 건 '학교폭력 미투'의 순기능이지만, 부작용 우려도 적지 않은 이유입니다.

[설동훈/전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정당한 미투와 남을 음해하기 위한 무고에 가까운 폭로는 분명히 구분돼야 합니다. 후자의 경우는 법적으로 처벌해야 할 범죄행위라고 생각하고요. 사실관계를 판단해줄 때까지 조금 기다려야 합니다."]

뜨겁게 번지는 '학폭 미투', 폭력을 막고 적극적인 대처를 돕는 순기능 남겨야할 사회적 책무가 생겼습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

오정현 기자 (ohh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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