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강제 전역' 변희수 전 하사가 남긴 질문들

지형철 2021. 3. 4.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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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직업군인으로, 성 전환 수술을 받았다가 강제 전역된 변희수 전 하사가 어젯(3일)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군으로 돌아가는 날까지 싸우겠다며, 자신을 드러낸 게 지난해 1월이었습니다.

[고 변희수 전 하사/지난해 1월 : "성별 정체성을 떠나 제가 이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군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제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

기회를 달라... 여기에 대한 답을 얻지 못한 채 삶을 마무리한 변 전 하사, 스물 세 살이었습니다.

군대라는, 어찌보면 성별 개념이 가장 강한 조직에 성정체성에 따른 차별 문제를 물은 지 1년이 넘는 시간.

우리 사회는 얼마나 고민해 봤을까요?

지형철 기자가 짚어봅니다.

[리포트]

법원으로부터 여성으로 성별을 인정받고, 행정소송도 제기하면서, 변희수 전 하사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호의적이지 않은 여론이 한순간 사라지지 않겠지만 해 보겠다고도 했습니다.

[故 변희수 전 하사/지난해 8월 : "(이 사회에) 혐오가 가득한데도 차별금지법 제정이 논의되고, 청원에 참여하고 있는 대한민국 시민사회의 힘을 믿습니다."]

그러나 행정소송은 아직 첫 변론도 열리지 않았고, 사회의 논의도 한때 관심에 그쳤습니다.

[김보라미/故 변희수 전 하사 변호인 : "그 어린 친구가 너무 진정성있게 떨면서 얘기한 그런 부분을 저희가 개선해줄 방법들이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 너무 미안하죠. 사실은 공공영역에서 빨리 흡수해서 처리를 해야 했는데…."]

생각해 볼 계기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지난해 7월 유엔 인권 최고대표사무소는 변 전 하사의 전역은 일할 권리와 성 정체성에 기초한 차별을 금지하는 국제인권법 위반이라고 했습니다.

12월엔 국가인권위원회도 육군에 전역 처분 취소를, 국방부 장관에게는 제도 정비를 권고했습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습니다.

군은 법이나 제도가 정비되면 따르겠다는 입장, 먼저 논의하기보다는, 사회 논의를 뒤따라가겠다는 기류입니다.

[문홍식/국방부 부대변인 : "현재 성전환자 군 복무 관련 제도개선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습니다."]

현재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인정하는 나라는 20개국이 넘습니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지지부진한 차별금지법 논의가 부끄럽다는 얘기가 나왔고, 인권위는 국회에 법 제정 논의를 시작해달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영상편집:차정남/그래픽:김지훈

지형철 기자 (ic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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