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와 번개탄, 혹시?..눈썰미로 생명 살린 마트 주인
전북 전주의 한 마트 주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던 걸로 보이는 손님을 눈썰미로 구해냈습니다. 힘 없이 가게에 와서는 소주와 번개탄을 사가는 걸 보고 고민하다 신고를 한 겁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진명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달 28일 오후 4시쯤 전주시 효자동의 한 마트.
50대 여성이 인도 위에 차를 세우고 들어옵니다.
모자와 마스크를 쓴 여성은 소주 2병과 번개탄, 과자를 계산대로 가져옵니다.
힘이 없어 보이는 모습에 마트 주인이 이것 저것을 물어봤지만 말은 없었습니다.
그러더니 번개탄과 라이터를 한개씩 더 삽니다.
마트 주인은 26년 동안 장사를 하면서 처음으로 이상한 낌새를 느꼈습니다.
혹시나 극단적 선택을 할까 의심이 들었던 겁니다.
어딘가 다른 모습에 여성이 떠나자 뒤따라가 차량 번호를 적었습니다.
30여분 동안 고민하다가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이인자/전북 전주시 효자동 마트 주인 : 의심을 안 해도 되는데 그냥 나만 느끼는 촉이 있었어요, 그 분위기가.]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곧바로 추격을 시작했습니다.
이때가 오후 4시45분쯤입니다.
여성의 행적은 2시간여 뒤인 전북 부안군의 한 도로에서 발견됐습니다.
신고된 전주에서 50여km 떨어진 곳입니다.
여성은 차량을 멈춰 세운 경찰의 설득에 파출소로 갔고 가족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차량 조수석 아래에는 번개탄과 소주가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광주광역시에 사는 이 여성은 나쁜 마음을 먹고 목적지 없이 무작정 길을 나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윤형선/전북 부안경찰서 경위 : 약간의 우울증 증세는 좀 있었다, 그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마트 주인은 뒤늦게 여성이 무사하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기뻐했습니다.
[이인자/전북 전주시 효자동 마트 주인 : 그분이 아무 일 없었으면 좋은 일이죠. 거기까지예요, 전. 그래서 어제는 그냥 우리 신랑하고 둘이 파티했어요.]
이웃을 걱정하는 작은 행동이 소중한 생명을 구했습니다.
(화면제공 : 전북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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