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의료진 대상 접종 시작..상급종합병원 첫 사례
[경향신문]
“근거 없는 불안감을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필요하다면 제가 먼저 맞겠다고 했죠.”
4일 국내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처음으로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서울대학교병원 의료진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병원급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 접종은 오는 8일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백신 배송 일정이 빨라지면서 이날로 앞당겨졌다.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이 1호 접종자로 나섰다.
이날 오전 8시55분쯤 김 병원장, 정승용 부원장, 김한석 어린이병원장 등 10명 남짓한 의료진이 접종실이 마련된 서울대병원 내 어린이병원 건물 지하 1층으로 들어섰다. 김 원장은 강의실 밖 복도에서 첫 예진표를 작성하고 정상 체온임을 확인한 후 접종실인 임상 1강의실로 입장했다. “오늘 컨디션 괜찮으세요? 접종 후 이상반응 모니터링을 위해 15~30분은 대기실에서 앉아 있다가 가셔야 합니다.” 담당 예진의로부터 1분여간 예진을 받은 김 원장은 곧바로 강의실 한쪽의 접종 부스로 향했다.
접종은 생각보다 간단하게 끝났다. “찔렀나. 하나도 안 아픈데, 왜 이렇게 안 아프지.” 예진표를 작성한 지 5분도 안 돼 접종을 마친 김 원장은 안내에 따라 등록 데스크로 이동했다. 이후 직원 안내에 따라 15분간 앉아서 대기한 후 9시15분쯤 별다른 이상반응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접종 장소를 떠났다.
김 원장은 국민들이 신뢰감을 갖고 백신 접종에 동참할 것을 당부했다. 김 원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처럼) 아데노 바이러스를 전달체로 사용하는 백신은 인류와 오랜 시간 함께한 백신”이라며 “특별히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병원 내 1호 접종자를 자청한 것도 이후 맞게 될 직원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의도가 담겼다.
서울대병원에서는 14일까지 열흘간 임신부 등을 제외한 의료진과 조리사, 환자 이송원, 환경미화원 등 8300여명의 직원이 백신을 맞는다. 대부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접종되며 병원 내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은 다음주 들어오는 340명분의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첫날인 이날은 50명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했다.
서울대병원을 시작으로 다른 병원급 의료기관에서도 백신 접종이 이어진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병원급 의료기관 접종대상자 등록인원 30만6924명 중 88%인 27만141명이 접종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동두천 외국인 노동자 7명 추가 확진…방역 사각지대 확산 잇달아
- 백신 이상반응 우려에 전문가 “기저질환자 맞을 때 이익 명백”
- 문 대통령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이달 말 접종할 듯
- “코로나 백신, 유전자 변화시켜” 등 허위 유포 2명 조사
- 독도 간 조국 “라인, 일본에 넘어가면 ‘디지털 갑진국치’”…야당 “굴종 외교” 일제 공세
- 서울 강북구 보건소 팀장 유서 남기고 사망···노조 “진상조사해야”
- [종합]“팬들에 돈달라 하겠냐” 길건·홍진경도 분노···끊이질 않는 사칭범죄
- 사측이 “조수빈 앉혀라”…제작진 거부하자 KBS ‘역사저널 그날’도 폐지 위기
- [우리는 서로의 증언자②] 이남순 “여자로서 끝났다” 몸도 마음도 깊숙히 꿰뚫은 그날의 상처
- “함박눈인가? 으악!”···하루살이떼 습격에 문 닫는 가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