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이상반응 우려에 전문가 "기저질환자 맞을 때 이익 명백"

노도현·이창준 기자 2021. 3. 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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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후 사망' 3명 늘어..모두 요양병원 입원환자
방역당국, 역학조사 중..아나필락시스 쇼크 1건도 추가
먼저 접종 시작한 국가들, 백신으로 인한 사망 보고 안 돼

[경향신문]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가 15만명을 넘어서면서 접종 후 사망 등 이상반응 의심신고가 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기저질환자들이 백신을 맞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백신 접종으로 얻는 이익이 큰 데다 ‘백신 접종 후 사망’과 ‘백신으로 인한 사망’은 다르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4일 0시 기준 총 15만4421명이 1차 접종을 마쳤다고 밝혔다. 전날 6만5446명이 백신을 맞았다. 이상반응 의심신고는 이날까지 총 718건으로 709건은 두통·발열·메스꺼움 등 경미한 사례다. 2건은 전날 추진단이 발표한 사망 사례이며, 나머지 7건은 급성 중증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의심 사례다. 이날 0시 이후 사망 사례 3건과 아나필락시스 쇼크 사례 1건이 추가됐다.

■예방접종, 이익이 명백히 크다

이날 추가된 사망자 3명은 전부 요양병원 입원환자로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 2명은 50대 남성으로, 각각 전북 전주·부안의 요양병원에서 접종 41시간·15시간 뒤 사망했다. 나머지 한 명은 대전 요양병원에서 지내던 20대 여성으로 접종 42시간 뒤 숨졌다. 이 여성은 최근 중증장애시설에서 거처를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모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다. 사망과 예방접종 사이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이날 발생한 3건을 포함해 총 5건의 사망 사례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알레르기·예방의학·감염의학·신경학·혈액학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추진단은 전날 발생한 사망 사례 2건(50·60대 남성)에 대해 “접종 전 예진 과정에서 지침에 어긋난 부분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의식상태가 좋지 않거나, 37.5도 이상 열이 나거나, 임종 임박 등 의학적 사유가 있는 경우 접종에서 제외하는데, 모두 해당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나필락시스 쇼크 1건도 추가 확인됐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를 겪은 A씨는 요양병원 입원환자다. 3일 오후 2시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10분 뒤 호흡곤란이 왔다. 곧바로 의료진이 알레르기 치료제인 에피네프린을 투여했고, 상급병원 이송 후 특별한 처치 없이 회복돼 오후 3시30분 요양병원으로 돌아갔다.

이 같은 이상반응 사례 때문에 기저질환자들이 접종을 꺼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저질환자는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익이 명백히 크다”고 입을 모은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백신 접종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과 손해를 생각해야 한다. 손해라는 건 인과관계 증명이 안 됐다. 이익은 명백히 크다”며 “백신 접종이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지 않는다면 누구나 코로나19에 걸릴 수밖에 없고 기저질환자는 굉장히 심하게 아플 수 있다”고 말했다.

■기저질환자, 맞아야 한다

코로나19 백신은 임상시험을 통해 기저질환자에게 접종해도 된다는 것이 입증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임상 결과를 토대로 3중 전문가 검증 절차를 거쳐 백신 도입을 허가했다. 한국보다 먼저 접종을 시작한 국가에서도 백신으로 인한 사망은 보고되지 않았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는 요양기관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때 얼마나 많은 분들이 사망했는지 여러 차례 경험했다”며 “기저질환자나 고령자는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접종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증상을 적극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독감 예방접종 후에도 사망 사례와 인과관계가 없다고 발표했지만, 그럼에도 결론을 내려놓고 접근하는 이들을 설득하긴 쉽지 않다”며 “정부는 지침에 따른 합당한 절차를 통해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인과성을) 평가하기 때문에 신뢰해도 된다”고 말했다.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에서 하루 675명 정도의 사망자가 발생한다. 백신 접종으로 사망 빈도가 급격히 올라가는 게 아니라 늘 존재한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아나필락시스라든지 면역학적 연관성이 아니라면 한 사람, 한 사람의 케이스에 집중하기보다 큰 그림을 봐야 한다”며 “백신 접종률이 떨어져 집단면역을 형성하지 못하면 그 피해가 결국 나에게, 부모에게, 내 자녀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노도현·이창준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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