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利民爲本(이민위본)

이규화 2021. 3. 4.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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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울 이, 백성 민, 위할 위, 근본 본.

이민위본.

원문 치국유상이이민위본 정교유경이령행위상(治國有常而利民爲本 政敎有經而令行爲上)에서 발췌한 사자성어다.

이민위본은 세종대왕이 통치 이념으로 여긴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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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울 이, 백성 민, 위할 위, 근본 본. 이민위본. 국민을 이롭게 하는 것이 근본이라는 의미다. 중국 전한(前漢)의 회남왕(淮南王) 유안(劉安)이 쓴 '회남자'(淮南子)의 범론훈편(氾論訓編)에서 유래했다. 원문 치국유상이이민위본 정교유경이령행위상(治國有常而利民爲本 政敎有經而令行爲上)에서 발췌한 사자성어다. 나라를 다스리는 데는 변하지 않는 법칙이 있으니 백성을 이롭게 하는 것을 근본으로 삼는 것이고, 정치와 교화에도 변하지 않는 원칙이 있으니 법령으로서 통치행위의 근본으로 삼는다는 뜻이다.

이민위본은 세종대왕이 통치 이념으로 여긴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세종실록에 "상(上)이 국이민위본민이식위전(國以民爲本民以食爲天)이라 말했다"는 구절이 있다. 나라는 백성을 근본으로 하고 백성이 먹는 것을 하늘로 여겨야 한다는 뜻이다. 이민위본은 서경(書經)에 나오는 민유방본 식위민천(民惟邦本 食爲民天)과 같은 의미다. 세종은 서경의 이 말도 마음에 새기며 백성이 나라의 근본이요 백성의 행복을 증진하는 것이 나라와 임금의 책무라고 생각했다. 최근 세종 대부터 노비제도가 더욱 고착돼왔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비판적 시각이 제기되고 있지만, 당시 세계사적으로도 신분질서라는 사고의 한계를 넘지 못한 시대상황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세종이 신분질서의 틀을 벗어나진 못했지만, 신분을 떠나 백성 개개인의 복리증진에 노력했음은 불문가지다.

이민위본은 요즘 정치인들도 입에 달고 산다. 하지만 진정 이민위본을 실천하는 정치인은 극소수다. 속으론 사욕과 정파의 이익에 매몰돼 국민은 안중에 없다. 지금 여권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이 과연 국민의 인권과 복리를 위한 것일까. 검찰로부터 수사권을 빼앗는 것이 진짜 국민의 이익에 부합하나. 검찰 개혁의 핵심은 권력으로부터 독립이고 법에 따라 국가소추권(國家訴追權)을 행사토록 하는 것이다. 비록 과거 검찰이 산 권력과 결탁해 반대세력을 억압하는 도구가 됐던 적도 있지만, 사퇴 전까지 윤석열 총장은 원칙대로 산 권력을 수사해왔다. 그간 '윤석열 검찰'이 보여준 모습이야말로 국민이 바라던 검찰상이었다. 검찰이 비로소 국민의 뜻을 받들었기 때문이다. 이민위본을 파는 정치꾼들에 속지 말아야 한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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